박재정 "내 20대 적어낸 1집…인정받고픈 욕심 해소됐죠"

첫 정규음반 타이틀곡 히트…발라드 불황 속 차트 최상위권

"기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정규 1집은 저의 20대를 적어낸 앨범이거든요.

많은 분께 알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가수 박재정은 정규 1집 타이틀곡 '헤어지자 말해요'의 히트 소감을 묻는 말에 "4년간의 작업을 거친 '꼭 냈어야만 하는 앨범'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특유의 매력적인 낮은 톤 목소리로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고 덤덤하게 소감을 풀어냈다.

박재정은 지난 2013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5'에서 우승하며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이후 중저음의 보이스를 무기로 감성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발라드를 선보였고, 올해 데뷔 10주년과 동시에 발라드로는 이례적으로 각종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올해 4월 발매된 첫 정규음반 '얼론'(Alone)은 박재정의 자작곡으로만 채워진 앨범이다.

첫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헤어지자 말해요'는 '나는 사실 그대에게 좋은 사람이 아녜요'라며 본심과 반대로 이별을 통보하는 화자의 절절한 정서가 돋보이는 정통 발라드다.

내지를 땐 내지르고, 가사에서 매달릴 때 매달리는 작법과 감성이 반갑다.

박재정은 "내 자작곡만 담긴 앨범이기도 하고, 나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해 달려온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대중적으로) 늦게 떴다는 것보다 그간 활동의 노하우를 발전시켜 표현과 가창력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지난 10년이 흡족하다"고 짚었다.

그는 어떤 인식을 바꾸고 싶었느냐고 묻자 "좋은 기회로 TV 프로그램('놀면 뭐하니?' MSG워너비 프로젝트 등)에 출연해 많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노래를 진지하게 하는 모습은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다수가 들어주는 음악을 처음 만들어 본 셈인데, '많은 분이 사랑해주는 게 이거구나' 하고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음악이 좋다, 가사를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은 꿈이 크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헤어지자 말해요'는 중저음이 매력으로 꼽히던 그가 고음에 도전한 곡이다.

박재정은 "사랑받는 선배 뮤지션을 보며 부러워했다.

이들이 왜 많은 분께 사랑받는지 연구하고 또 고민했다"며 "(보컬) 학원도 열심히 다녔고, 연습량도 늘려서 중간 음역대를 넘어 고음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인정 욕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헤어지자 말해요'는 수록된 열 곡 가운데 가장 나중에 만든 곡"이라며 "대중이 좋아하고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도 필요하겠다는 현실적 판단으로 만들었다.

노래방 차트 1위를 했다던데, 앞으로도 많은 분이 따라 불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재정은 이번 1집이 자신의 20대를 담아낸 작품이라고 시종일관 강조했다.

타이틀곡을 제외하면 수록곡 대부분은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청춘이 겪는 불안, 외로움, 인정 욕구, 사회 적응 과정의 어려움 등을 담아냈다.

이 때문에 템포가 느린 수록곡들을 한여름에 들어도 서늘한 느낌까지 든다.

오디션 우승자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지난 10년간 박재정이 느낀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박재정은 "만 18살 때 데뷔해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지는 않았다"며 "잘 나갈 수도 못 나갈 수도, 돈이 많을 수도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내 '위치' 때문에 삶의 지향성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성공한 동료 가수들이) 너무 부럽기도 한 게 사실이었다.

나라는 사람을 100% 보여주기에는 그간 시간이 좀 부족했다"면서도 "이번 앨범이 나오니 (그러한 감정이) 해소가 됐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지나간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자기 확신'은 이번 앨범의 성공으로 얻어낸 소중한 성과다.

"내가 사실 이렇게 고음을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연습량을 쌓아온 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자신감"이라고도 했다.

요즘 박재정은 올가을로 예정된 단독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

악기 구성을 이전보다 다양하게 늘려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게 목표란다.

마지막으로 20대를 쉴 새 없이 달려온 그가 꿈꾸는 30대의 청사진을 물었다.

불안과 인정 욕구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그가 생각하는 '잘 사는 삶'이란 무엇일지 궁금했다.

"자기 확신에 따라 꿈꾸고, 노력하고, 몰두해서 사는 게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을 위로할 수 있는 가사를 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