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장모 의혹' 조준하자 與 "이화영 회유" 역공…법사위 공방(종합)

野 "현직 대통령 직계존속 구속…법무장관이 국민에 석고대죄해야"
與 "野, 이화영 회유·압박"…영화 아수라 봤나 與 질의에 한동훈 "좋아한다"
검찰 특활비도 도마위…野 내역공개 요구에 한동훈 "尹 겨냥 정략"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6일 전체회의에서는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 논란과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법정구속 등 이른바 '처가 의혹' 등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장모 최 씨의 통장 잔고 위조 혐의,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의 '종점 특혜'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답변을 추궁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화영 카드'로 역공을 폈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과거 윤 대통령이 장모에 대해 '피해 준 적 없다'며 무고를 주장하지 않았냐며 따졌고,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한 장관에게 '대통령을 대신해서 말해보라'고 요구하면서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있나"라고도 꼬집었다.

이에 "제 표정까지 관리하시나"라고 반박한 한 장관은 "이 사안은 사법 시스템에 따라서 진행된 것이고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 "지금 민주당처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서 사법 시스템을 번복하려는 시도는 이 재판 내내 전혀 없었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이화영의 '이'자도 안 물었는데, '최'를 물었는데 '이'를 답한다"면서 언성을 높였고, "법무장관은 권한과 책임으로 이 자리에서 법사위원들의 질문을 받는 것이다.

감내하라고 장관직에 임명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압박했다.

한 장관은 "감내하고 있다.

제가 훈계 들으려고 온 것은 아니다"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도 "현직 대통령의 직계존속이 구속된 헌정사상 초유의 상황"이라며 "사실 대통령을 잘못 모셔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밖에 볼 수밖에 없는데, 법무부 장관이 국민한테 석고대죄해도 모자라는데 이렇게 의원 질의에 이죽거린다"며 한 장관을 질타했다.

이른바 '처가 리스크'에 집중하는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 논란을 고리로 한 장관과 '공조 모드'를 취하며 역공했다.

유상범 의원은 "굉장히 노골적인 회유, 압박이 전개되는 상황"이라며 "영화 아수라를 본 적 있나"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좋아한다"고 답했다.

영화 '아수라'는 가상의 안남시를 배경으로 안남시장의 비리를 다루는 내용으로, 앞서 '대장동 의혹'과 맞물려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유 의원은 "당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너무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했고, 한 장관은 "(그런 행태는) 법치국가가 아니다"라며 주고받았다.

전주혜 의원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했다는 민주당의 상반된 주장에 대해 입장을 밝힐 기회를 줬고, 한 장관은 "명백한 사법 방해"라고 못 박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검찰 특수활동비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이 지난 6일 시민단체가 공개한 검찰 특수활동비 내역 공개를 촉구하자,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을 겨냥한 '정략적 요구'라고 반박했다.

권칠승 의원은 201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을 살펴본 결과 명절을 앞둔 2월과 9월 가장 많이 집행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떡값' 의혹을 제기했고, 한 장관은 "당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국군사이버사령부 사건 수사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다른 사람들은 쉬었는지 몰라도 (검찰은) 일을 했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한 장관은 또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근무 지역이 아닌 성남시 고깃집에서 검사들과 97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쓰고 '쪼개기 결제'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고깃집은 서초구에서 50ｍ 떨어진 접경지역 같다"며 "굉장히 다른 도시와 같은 인상을 주기 위한 주장이며 실제로는 그 근처"라고 반박했다.

특활비, 업무추진비 등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박주민 의원을 향해 "여러 단계로 지적했는데 다시 재탕, 삼탕을 하는 것 자체가 정략적"이라며 "단체가 요구하는 자료들이 당시 윤석열 총장을 타겟으로 해서(겨냥해서) 간다"고 거듭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