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태풍 '난마돌' 이후 10개월 만…사연댐 수위 53m 넘으면 침수
세계유산 등재 앞둔 반구대 암각화 장맛비에 물에 잠겨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등재 신청 대상인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이번 장맛비에 또 물에 잠겼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8일 오후 11시 10분쯤부터다.

가로 8m, 세로 4m인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된다.

20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사연댐 수위는 54.2m로 반구대 암각화 하단부 1.2m가량이 여전히 잠겨 있는 상태다.

수위가 내려가려면 유입량보다 유출량이 많아야 하는데, 현재 유입량과 유출량이 비슷한 상태로, 점점 유출량이 늘어나 21일이면 암각화 침수 상황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긴 것은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태풍 '난마돌' 때 많은 비가 내리면서 20일가량 침수된 적이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3일 천전리각석을 묶어 '반구천의 암각화'라는 이름으로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이 됐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세계유산 등재 앞둔 반구대 암각화 장맛비에 물에 잠겨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올해 9월까지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 초안을 낼 예정이며, 내년 1월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유네스코의 현지 실사와 평가를 거치면 등재 여부는 2025년에 결정될 전망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2010년 1월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돼 왔으나 침수 등으로부터 보존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침수를 막기 위해 무작정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울산 시민 식수 부족 문제가 불거져 여러 대안이 검토됐다.

정부는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대신 부족해진 울산시민 식수는 경북 운문댐 물을 끌어와 충당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바위 면에 고래, 호랑이 등 그림 약 300점이 새겨진 유적으로 신석기 시대 생활상을 보여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