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팀 성적 좌우하는 외국인선수, LG·롯데의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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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초창기 재일교포 선수들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야구 기술을 전수 받았다.
최약체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이지만 전무후무한 시즌 30승을 달성했던 장명부와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일융 등은 물론 재일교포는 아니지만 일본프로야구 출신인 백인천 MBC 청룡의 감독 겸 선수는 실업야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초창기 선수들의 교본이 됐다.
KBO리그가 두 번째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1998년부터 시행된 외국인 선수 제도다.
재일교포 출신들을 통해 세밀한 야구를 익혔던 KBO리그는 미국과 중남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그들의 힘과 스피드에 압도됐다.
주자가 나가면 1점을 뽑는 데 전력을 기울이던 '스몰볼'이 판치던 KBO리그가 대량 득점을 추구하는 '빅볼'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외국인선수들을 통해 깨닫게 됐다.
끊임없는 자세 교정을 통해 세밀함을 추구했던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됐다.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리그 판도에도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었다.
강타자 타이론 우즈와 호세 펠릭스를 앞세운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상위권으로 발돋움했고, 댄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를 영입해 막강 타선을 구축한 한화 이글스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초창기 팀당 2명이었던 외국인 선수 규정은 2001년 '3명 보유, 2명 출장'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2003년 다시 '2명 보유, 2명 출장'으로 축소됐다가 2014년 '3명 보유, 2명 출장'으로 바뀐 뒤 2015년부터 '3명 보유, 3명 출장'으로 확대됐다.
1998년 12만달러로 시작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은 1999년 15만달러, 2000년 20만달러, 2005년 30만달러로 올라갔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한 구단들이 '뒷돈'을 제공하며 실질적으로는 100만달러가 훨씬 넘는 특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상황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여기에 대한 비난이 일자 KBO는 2014년부터 외국인 선수 연봉에 상한선을 없애고 구단 자율에 맡겼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연봉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일부 구단들이 반발하면서 2019년부터 신규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이 100만달러로 제한됐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은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지만, 팀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KBO리그 공식 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전반기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를 살펴보면 삼성과 롯데를 제외한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가 팀 성적과 대체로 비례한다.
▲ 10개 구단 외국인선수 WAR 합계
┌───┬───┬───┬───┬───┬──┬──┬──┬──┬──┬──┐
│구단 │L G │삼성 │SSG │두산 │N C │키움│k t │KIA │한화│롯데│
├───┼───┼───┼───┼───┼──┼──┼──┼──┼──┼──┤
│WAR │7.16 │6.69 │6.31 │5.97 │5.76│5.53│3.94│3.07│2.56│2.03│
└───┴───┴───┴───┴───┴──┴──┴──┴──┴──┴──┘
전반기를 1위로 마친 LG 트윈스는 외국인 선수들의 WAR 합계가 7.16으로 10개 구단에서 가장 높다.
리그 2위인 SSG 랜더스는 외국인 WAR이 6.31로 세 번째로 높다.
두산 베어스는 5.97, NC 다이노스는 5.76으로 외국인 WAR 합계가 4, 5번째다.
그러나 5월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다 지금은 5위로 밀려난 롯데는 외국인 선수 WAR 합계가 2.03으로 꼴찌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팀 성적이 최하위이지만 외국인 선수 WAR은 6.39로 LG에 이은 2위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못 해 속을 태우고 있고 삼성은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바닥인 셈이다.
이처럼 팀 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리그 판도가 변할 수 있기에 10개 구단은 매년 이사회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다.
지난주 열린 KBO 이사회에서는 잦은 외국인 선수 교체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2군에 조건 없이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안건이 상정됐지만 일부 구단의 반대로 인해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프런트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면서 규정을 둘러싼 10개 구단의 미묘한 샅바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최약체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이지만 전무후무한 시즌 30승을 달성했던 장명부와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일융 등은 물론 재일교포는 아니지만 일본프로야구 출신인 백인천 MBC 청룡의 감독 겸 선수는 실업야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초창기 선수들의 교본이 됐다.
KBO리그가 두 번째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1998년부터 시행된 외국인 선수 제도다.
재일교포 출신들을 통해 세밀한 야구를 익혔던 KBO리그는 미국과 중남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그들의 힘과 스피드에 압도됐다.
주자가 나가면 1점을 뽑는 데 전력을 기울이던 '스몰볼'이 판치던 KBO리그가 대량 득점을 추구하는 '빅볼'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외국인선수들을 통해 깨닫게 됐다.
끊임없는 자세 교정을 통해 세밀함을 추구했던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됐다.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리그 판도에도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었다.
강타자 타이론 우즈와 호세 펠릭스를 앞세운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상위권으로 발돋움했고, 댄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를 영입해 막강 타선을 구축한 한화 이글스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초창기 팀당 2명이었던 외국인 선수 규정은 2001년 '3명 보유, 2명 출장'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2003년 다시 '2명 보유, 2명 출장'으로 축소됐다가 2014년 '3명 보유, 2명 출장'으로 바뀐 뒤 2015년부터 '3명 보유, 3명 출장'으로 확대됐다.
1998년 12만달러로 시작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은 1999년 15만달러, 2000년 20만달러, 2005년 30만달러로 올라갔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한 구단들이 '뒷돈'을 제공하며 실질적으로는 100만달러가 훨씬 넘는 특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상황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여기에 대한 비난이 일자 KBO는 2014년부터 외국인 선수 연봉에 상한선을 없애고 구단 자율에 맡겼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연봉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일부 구단들이 반발하면서 2019년부터 신규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이 100만달러로 제한됐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은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지만, 팀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KBO리그 공식 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전반기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를 살펴보면 삼성과 롯데를 제외한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가 팀 성적과 대체로 비례한다.
▲ 10개 구단 외국인선수 WAR 합계
┌───┬───┬───┬───┬───┬──┬──┬──┬──┬──┬──┐
│구단 │L G │삼성 │SSG │두산 │N C │키움│k t │KIA │한화│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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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7.16 │6.69 │6.31 │5.97 │5.76│5.53│3.94│3.07│2.56│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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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를 1위로 마친 LG 트윈스는 외국인 선수들의 WAR 합계가 7.16으로 10개 구단에서 가장 높다.
리그 2위인 SSG 랜더스는 외국인 WAR이 6.31로 세 번째로 높다.
두산 베어스는 5.97, NC 다이노스는 5.76으로 외국인 WAR 합계가 4, 5번째다.
그러나 5월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다 지금은 5위로 밀려난 롯데는 외국인 선수 WAR 합계가 2.03으로 꼴찌다.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팀 성적이 최하위이지만 외국인 선수 WAR은 6.39로 LG에 이은 2위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못 해 속을 태우고 있고 삼성은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바닥인 셈이다.
이처럼 팀 성적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리그 판도가 변할 수 있기에 10개 구단은 매년 이사회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다.
지난주 열린 KBO 이사회에서는 잦은 외국인 선수 교체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2군에 조건 없이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안건이 상정됐지만 일부 구단의 반대로 인해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 프런트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면서 규정을 둘러싼 10개 구단의 미묘한 샅바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