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 훈풍' 속 최대 현안 오염수 놓고 韓 전문가 참여 등 요구로 입장 밝혀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자세히 언급…일본 외무성은 '원론적 발언' 전달 그쳐
尹, 기시다에 오염수 3개 요구사항 거론…'정상외교' 차원 해법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 달 만에 다시 거론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을 합의했던 윤 대통령이 오염수 문제를 재차 꺼내든 것이다.

그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고, 정부 차원 대응을 지켜보던 윤 대통령이 '정상 외교'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내세운 요구 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세 가지는 ▲ 계획대로 방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한국측과 실시간 공유 ▲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한국 측에 해당 사실 공유 등이다.

'우리 전문가 참여'는 IAEA가 방류 현장 등을 확인하기 위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 개설한 현지 사무소에 한국인 전문가를 파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발표 이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국 측도 이러한 방류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물론 윤 대통령이 "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고 전제했듯 더불어민주당 등 우리 야권이 일본 측에 촉구해야 한다던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각종 여론 조사 등을 통해 오염수 방류 관련 국민적 우려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방류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일본 측에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윤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이번 기시다 총리와 회담에서 우리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는 앞선 대통령실 설명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review)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만일 이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尹, 기시다에 오염수 3개 요구사항 거론…'정상외교' 차원 해법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오염수 관련 발언은 공개 모두발언이 아닌 비공개 회담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 요청 사항도 정상회담 뒤 우리 대통령실이 낸 보도자료를 통해 전해졌다.

다만 일본 외무성은 이 부분은 소개하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은 윤 대통령 요청 사항은 소개하지 않고 "윤 대통령으로부터는 IAEA 종합보고서 내용을 존중하는 것을 포함해 한국 정부의 입장 설명이 있었다.

두 정상은 당국 간 계속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가기로 했다"는 원론적인 내용을 전했다.

'한국 전문가 참여'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구체적 답변은 없던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