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 머스크, 베이조스, 게이츠가 읽은 책들을 아는가 [책마을]
일론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창업가 가운데 한 명이다.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2021년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그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서 회사를 전기차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키웠다. 지금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인간형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우주 개발 벤처 기업 스페이스X를 이끌며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가 말한 창의력의 비결은 책이었다. 그는 "나의 상상력과 실험 정신은 독서에서 나왔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유독 낯가림이 심했던 그는 혼자 서재에 틀어박혀 있는 시간이 길었다. <듄> <아틀라스> 등 공상과학(SF) 소설에 몰입해 '기술로 세상을 구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책에서 얻은 영감들로 전기 자동차나 태양전지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 멸망을 대비해 화성에 도시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최근 출간된 <세계 3대 CEO 필독서 100>은 이처럼 혁신으로 세계를 바꾼 최고경영자들의 서재를 소개하는 책이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가 읽은 100권의 도서에 대한 서평과 그들이 책을 접하게 된 사연을 풀어놓는다. 27년 동안 일본에서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로 일한 야마자키 료헤이가 경영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내용을 모았다.

머스크와 베이조스, 빌 게이츠에겐 공통점이 있다. 각각 테슬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내고, 세계 부자 1순위에 올랐다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세 명 모두 책을 끼고 산 독서광이었다. 저자는 "그들은 역사부터 과학, SF, 경제학, 경영학, 자기 계발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야의 책을 읽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경영 철학을 반영하듯, 세 명의 관심 분야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머스크는 SF뿐만 아니라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 등 역사책을 즐겨 읽었다. 남들보다 앞서 미래를 내다보는 이면에는 인류가 지나온 과거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던 셈이다.

베이조스는 경제·경영 서적을 주로 읽었다. 그는 독서를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케팅 평가 바이블>을 직원들한테 나눠주며 기업 문화의 변화를 꾀했을 정도다. 매년 50권씩 책을 읽는다는 빌 게이츠는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한 인문 사회 교양서를 선택했다. 그가 추천하는 책은 <21세기 자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 굵직한 구간부터 '새로운 교양'을 공부할 수 있는 최신작까지 다양하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