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통제 나섰지만…'프리고진 무기' 텔레그램 위력 못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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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인터넷 뉴스 차단하고 방송사는 캐비어·베를루스코니 다큐
우크라 텔레그램도 전세 역전 기대로 '후끈'…러 여전히 뒤숭숭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에 러시아가 대대적인 정보 통제에 나섰지만,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 '텔레그램'의 전파력을 막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리고진이 자신의 반란을 텔레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 것을 보면 러시아 크렘린궁의 정보 통제력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던 바그너 용병들과 함께 러시아로 진입했다고 텔레그램으로 밝히면서 무장 반란을 선언했다.
이후 그와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협상을 받아들여 철수를 결정했다.
프리고진은 모스크바로 진격하면서 계속 텔레그램에 영상, 음성 녹음, 성명서 등을 수시로 올리며 자신의 입장을 거침없이 표명했다.
텔레그램을 여론전의 무기로 톡톡히 활용한 셈이다.
러시아가 모스크바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프리고진이 텔레그램에 접속하는 것은 막지 못한 것이다.
프리고진이 전격적인 회군 결정으로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는 장면도 SNS 영상을 통해 삽시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검은색 대형 승합차 뒷자리에 앉은 프리고진이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고, 현장을 둘러싼 일부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거나 프리고진에게 셀카를 청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NYT는 이번 일로 러시아의 인터넷 통제가 제한적이라는 사실과 함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텔레그램이 강력한 소통 수단으로 부상했음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텔레그램이 러시아가 수년간 강화해온 정보 통제력을 약화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이 프리고진을 무장 반란 혐의로 조사한다고 발표한 직후 러시아 인터넷 업체들은 구글 뉴스 접속을 차단했다.
러시아 최대 포털사이트 얀덱스도 프리고진 관련 콘텐츠를 제한하는 등 정부는 국민의 정보 접근을 차단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일부 도시에서 텔레그램이 차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가 나오기도 했으나 러시아인들의 텔레그램 사용은 계속됐다.
프리고진은 게시물을 팔로워들에게 공개하는 트위터의 피드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유포해왔다.
바그너 그룹은 물론 자신이 운영하는 케이터링 회사 콩코드와 연결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영상과 음성을 배포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한 프리고진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특정 지역의 인터넷이나 이동통신망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프리고진의 반란 소식에 우크라이나에서도 텔레그램 접속량이 폭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그너 그룹이 탱크와 장갑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영상이 유포되면서 수백만 명이 휴대전화를 붙잡고 촉각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번 일로 전쟁이 종식되기를 기대하듯이 텔레그램 채널에 "러시아군이 바그너에 합류하기 위해 점령지를 떠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텔레그램에 넘쳐났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이 통제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으로 러시아 국영 방송은 프리고진의 반란을 잠시 보도하다가 중단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채널1'은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선언을 긴급 뉴스로 타전하고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프리고진의 주장도 전달했지만, 즉시 유명 진행자 예카테니라 안드레예바는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에서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며 반란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직후에는 지난 12일 별세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다른 방송에서는 캐비어 불법 생산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소련 시절인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반발한 공산당 강경 보수파가 쿠데타를 시도했을 때 소비에트 텔레비전은 발레 '백조의 호수' 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
한편 프리고진의 일일천하 폭풍이 지나간 25일 러시아 현지에서는 여전히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도로청은 바그너 그룹의 북진에 대응해 폐쇄했던 M-4 고속도로에 대한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날 오전 10시까지 이용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텔레그램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연합뉴스
우크라 텔레그램도 전세 역전 기대로 '후끈'…러 여전히 뒤숭숭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에 러시아가 대대적인 정보 통제에 나섰지만,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 '텔레그램'의 전파력을 막아내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리고진이 자신의 반란을 텔레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 것을 보면 러시아 크렘린궁의 정보 통제력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던 바그너 용병들과 함께 러시아로 진입했다고 텔레그램으로 밝히면서 무장 반란을 선언했다.
이후 그와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협상을 받아들여 철수를 결정했다.
프리고진은 모스크바로 진격하면서 계속 텔레그램에 영상, 음성 녹음, 성명서 등을 수시로 올리며 자신의 입장을 거침없이 표명했다.
텔레그램을 여론전의 무기로 톡톡히 활용한 셈이다.
러시아가 모스크바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프리고진이 텔레그램에 접속하는 것은 막지 못한 것이다.
프리고진이 전격적인 회군 결정으로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는 장면도 SNS 영상을 통해 삽시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검은색 대형 승합차 뒷자리에 앉은 프리고진이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고, 현장을 둘러싼 일부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거나 프리고진에게 셀카를 청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NYT는 이번 일로 러시아의 인터넷 통제가 제한적이라는 사실과 함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텔레그램이 강력한 소통 수단으로 부상했음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텔레그램이 러시아가 수년간 강화해온 정보 통제력을 약화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이 프리고진을 무장 반란 혐의로 조사한다고 발표한 직후 러시아 인터넷 업체들은 구글 뉴스 접속을 차단했다.
러시아 최대 포털사이트 얀덱스도 프리고진 관련 콘텐츠를 제한하는 등 정부는 국민의 정보 접근을 차단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일부 도시에서 텔레그램이 차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가 나오기도 했으나 러시아인들의 텔레그램 사용은 계속됐다.
프리고진은 게시물을 팔로워들에게 공개하는 트위터의 피드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유포해왔다.
바그너 그룹은 물론 자신이 운영하는 케이터링 회사 콩코드와 연결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영상과 음성을 배포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벨라루스로 떠나기로 한 프리고진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특정 지역의 인터넷이나 이동통신망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프리고진의 반란 소식에 우크라이나에서도 텔레그램 접속량이 폭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그너 그룹이 탱크와 장갑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영상이 유포되면서 수백만 명이 휴대전화를 붙잡고 촉각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번 일로 전쟁이 종식되기를 기대하듯이 텔레그램 채널에 "러시아군이 바그너에 합류하기 위해 점령지를 떠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텔레그램에 넘쳐났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이 통제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으로 러시아 국영 방송은 프리고진의 반란을 잠시 보도하다가 중단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채널1'은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선언을 긴급 뉴스로 타전하고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프리고진의 주장도 전달했지만, 즉시 유명 진행자 예카테니라 안드레예바는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에서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며 반란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직후에는 지난 12일 별세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다른 방송에서는 캐비어 불법 생산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소련 시절인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반발한 공산당 강경 보수파가 쿠데타를 시도했을 때 소비에트 텔레비전은 발레 '백조의 호수' 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
한편 프리고진의 일일천하 폭풍이 지나간 25일 러시아 현지에서는 여전히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도로청은 바그너 그룹의 북진에 대응해 폐쇄했던 M-4 고속도로에 대한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날 오전 10시까지 이용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텔레그램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