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 충무공 이순신이 지은 시구가 새겨진 한 쌍의 칼이 국보로 지정된다. 22일 문화재청은 충무공의 ‘이순신 장도(李舜臣 長刀)’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이순신 장도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됐던 유물이다.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 충무공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가 새겨진 한 쌍의 칼이 국보로 지정된다. 22일 문화재청은 충무공 이순신의 '이순신 장도(李舜臣 長刀)'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이순신 장도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됐던 유물이다. 이번 지정 예고를 통해 이순신 유물 일괄에서 제외되며 국보로 승격될 전망이다. 최종 확정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이뤄진다.이순신 장도는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칼 두 자루가 각각 칼집을 갖추고 있다. 몸체가 196.8㎝인 칼의 칼날 위쪽에는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인 '삼천서천산하동색'란 문구가 적혀 있다. 197.2㎝ 길이의 또 다른 칼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란 구절이 새겨져 있다. 이는 이순신을 기리는 유고 전집 <이충무공전서>의 기록과 일치한다.두 칼의 칼자루는 모두 나무에 어피(魚皮)를 감싸고 붉은 칠을 했다. 칼자루의 일부분엔 금속판을 댄 후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가죽끈을 'X자' 형태로 덧댔다. 칼자루와 칼날의 결합 부분에 새겨진 글귀를 통해 '갑오년(1594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는 제작 기록도 확인할 수 있다.이번 유물은 '충무공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서 가치가 크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칼날에 새겨진 시구가 <이충무공전서> 기록과 일치하고,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분명하다"며 "제작 기술과 예술성 역시 우수하고 완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충무공전서>에 후손들이 칼을 보관했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제작 시기를 고려하면 약 200년간 가문에서 보관한 셈"이라며 이순신의 유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다만 이순신 장도가 실제 전투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은 작다. 2m에 달하는 칼의 길이를 고려하면 칼을 칼집에서 빼내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물 현장 조사에 참여한 이상훈 전 육군박물관 부관장은 "실전용으로 쓰기보다는, 이순신 장군이 곁에 두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용도로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이순신 장도가 '이순신 유물 일괄' 구성에서 빠지며 생긴 빈자리는 '요대함(腰帶函)'이 차지했다. 이순신 장군의 요대를 보관했던 원형 나무함이다. 이로써 이순신 유물 일괄엔 기존 '옥로' 1구, '요대' 1구, '복숭아 모양 잔과 받침' 한 쌍에 요대함이 추가됐다.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경복궁 '장고'를 일반에 공개했다. 장고는 궁중 연회나 제례·수라상에 쓰이던 장(醬)을 보관하던 곳이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장독, 장 담그기 재료 및 기물과 궁중식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살펴보고 있다.임대철 기자
10여년 간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된 팝 음악계의 결정적 순간을 떠올려보자. 비욘세의 블록버스터급 투어 르네상스(2023)와 포메이션(2016), 카니예 웨스트의 Yeezus(2013), 레이디 가가의 몬스터볼(2009), 라스베가스 스피어의 오프닝 콘서트 U2 UV(2023)…. 이 모든 무대를 디자인한 사람은 한 명이다. 엔터테인먼트의 거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영국 출신의 에스 데블린(Es Devlin·50)이다. 팝스타들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데블린이지만 그는 사실 90년대 중반부터 유럽 전역의 오페라하우스와 극장에서 기반을 다졌다. 로열오페라하우스, 루체른페스티벌의 야외무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 파리 루이비통 패션쇼까지 그의 손길이 닿은 화제의 무대는 셀 수조차 없다. 모든 무대에 극강의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동시에 미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는 그는 이제 테이트모던, 서펜타인갤러리 등 유명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는 '뮤지엄 아티스트'가 됐다. 최고의 수집가들이 한 곳에 모인 스위스 바젤의 아트바젤2024. 그곳에 에스 데블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20년간 아트바젤 공식 후원사이자 VIP의 차량을 지원해온 BMW가 올해 에스 데블린과 멀티 미디어 작품 시리즈를 제작해 단독으로 부스를 마련한 것. '수소'를 주제로 데블린은 BMW 엔지니어들과 수 개월 협업했고, 그 결과 서페이싱(2024), 서페이싱 II(2024)가 탄생했다. 전시장에는 마스크 (2018), 마스크 인 모션 (2018) 등 4개 작품도 함께 전시됐다. BMW는 BMW iX5 모델의 파일럿 수소차량을 이번 아트바젤에 공식 셔틀로 공개했다. 차량 외부엔 데블린이 그리고 콜라주한 작품이 덮혀 있고, 차에 타면 수소의 잠재력에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