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연구팀 "포식자에게 목 물려 절단된 타니스트로페우스 화석 증거 발견"

목이 몸통과 꼬리를 합친 것보다 긴 이상한 형태의 트라이아스기 파충류 타니스트로페우스(Tanystropheus)가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처럼 약점인 목 부분을 포식자들에게 물려 사냥당했다는 사실이 화석 증거로 밝혀졌다.

[사이테크+] "목이 몸통보다 3배 긴 공룡시대 파충류 약점은 '긴 목' 확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자연사박물관 스테판 스피크만 박사팀은 20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잘 보존된 타니스트로페우스 2종의 목뼈 및 두개골 화석을 분석, 이들의 목이 포식자에게 물려 절단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목 길이가 3m로 몸통의 3배에 달하는 이상한 몸을 가진 타니스트로페우스는 1852년에 유럽 남부에서 처음 화석이 발견된 후 200년 가까이 어떤 동물인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이 동물의 정체는 2020년 스피크만 박사팀에 의해 2억년~2억5천만년 전 트라이아스기에 살던 고대 해양 파충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타니스트로페우스는 공룡과 현대의 악어, 새 등과 먼 친척인 파충류지만 목뼈는 13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이나 기린이 가진 목표 7개보다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뼈 길이가 길어 뻣뻣하고 유연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생물학자들은 타니스트로페우스처럼 공룡시대에 살던 많은 해양 파충류가 현대 파충류보다 훨씬 긴 목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긴 목이 포식자들에게 잡아 먹히기 쉬운 약점이 됐을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이를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보존 상태가 좋은 타니스트로페우스 2종의 절단된 목뼈와 머리 부분 화석을 정밀 분석, 목 부분이 포식자에게 물려 절단됐으며, 포식자는 죽은 타니스트로페우스의 몸통만 먹고 목과 머리 부분은 그대로 남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이테크+] "목이 몸통보다 3배 긴 공룡시대 파충류 약점은 '긴 목' 확인"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스위스와 이탈리아 접경 성 조르조 산에서 발견된 6m 크기의 '타니스트로페우스 하이드로이데스'(T. hydroides)와 3m 크기의 '타니스트로페우스 롱고바르디쿠스'(T. longobardicus)의 화석으로 현재 스위스 취리히대 고생물학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목뼈와 두개골 부분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두 종 모두 목이 부러진 부위에 포식자의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부분은 잘린 후 훼손되지 않은 채 그대로 부패하거나 묻힌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자인 스페인 카탈루냐 고생물학연구소 유달드 무잘 박사는 "절단된 목 부분에 이빨에 물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목이 다른 동물에 의해 완전히 절단됐음을 알 수 있다"면서 "머리와 목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것은 묻힐 때 근육과 피부 같은 연한 조직에 덮여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포식자들이 목 부분을 물어 타니스트로페우스를 죽인 뒤 살이 많은 몸통 부분만 먹고 목과 머리 부분은 그대로 남겨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스피크만 박사는 "두 타니스트로페우스는 각각 다른 포식자에 의해 죽었지만 흥미롭게도 죽은 방식은 동일하다"며 "이 화석은 2억4천만년 전 긴 목을 가진 타니스트로페우스와 포식자 사이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보여주는 드문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긴 목이 타니스트로페우스의 단점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런 형태의 긴 목이 1억7천500만년에 이르는 긴 기간 동안 해양 파충류에서 계속 발견되는 점으로 미뤄 목이 길어지는 것이 포식자의 표적이 될 위험보다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