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경남농업] (17) 토종 100년 역사 양산 원동 매실…"약이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조량 많아 재배 적지…크기 작지만 맛과 향 뛰어나
소화 촉진, 피로 해소 구연산 많이 함유…배앓이 안 해
[※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 매실은 신맛이 나는 매화나무 열매다.
소화 촉진,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구연산이 많이 함유해 신맛이 난다.
삼국지에 매실 일화가 있다.
위나라 조조가 병사들을 이끌고 한여름 오나라 원정에 나섰을 때 더운 날씨에 병사들이 심한 갈증에 시달렸다.
이때 조조가 "조금 더 가면 매화나무 숲이 있다.
매실로 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고 외쳤다.
매실이란 말에 병사들 입안이 침으로 흥건해지면서 기운을 되찾았다.
군사들은 매실의 신맛을 떠올리고 입안에 가득 고인 침으로 갈증을 달랬다는 '망매해갈'(望梅解渴)이란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은 우리나라 매실 산지 중 한 곳이다.
매실 산지로 유명한 전남 광양시에 비해 덜 알려졌다.
그러나 재배역사와 품질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매년 6월 초 24절기 중 9번째 '망종'(芒種)이 되면 원동면 농민들은 매실 수확으로 바빠지기 시작한다.
40년 넘게 매실 농사를 하는 이희명(75) 원동매실작목반 회장은 "망종부터 시작해 6월 말까지 매실을 딴다"며 "지금이 한창 수확기"라고 말했다.
원동면 내포마을 이희명 회장 매실 밭 나무마다 단단하게 여문 푸른색 매실이 알알이 달려 있다.
양산시 원동면은 낙동강을 낀 농촌지역이다.
원동면 매실 농사 역사는 100년을 바라본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한반도에서 매실 재배에 적합한 곳을 골랐는데, 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많은 양산시 원동면이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한다.
지금도 낙동강이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이나 산기슭에 매화농원이 많다.
양산시 500여 농가가 100㏊에 걸쳐 매실을 재배한다.
생산량은 1년에 700t 정도다.
이 중 90% 정도가 원동면에서 난다.
원동 매실은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희명 회장은 "원동 매실은 토종이라 열매가 조금 작지만, 과육이 단단하면서 향이 좋아 가공을 해도 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연산을 많이 함유해 신맛을 내는 매실은 식중독을 막아 주고 위를 건강하게 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며 "매실을 자주 먹은 원동 농민들은 배앓이로 병원 갈 일이 거의 없다"고 자랑했다.
그는 원동 매실 농사가 요즘 예전 같지 않아지는 상황을 걱정했다.
농촌 인력 고령화로 작은 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하는 매실 수확 철,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여기다 인건비까지 뛰어 매실 농사만으로 수지를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또 매실청, 매실장아찌, 매실초, 매실주 등 매실을 원료로 식품을 만드는 가공시설이 별로 없는 점을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원동 매실은 대부분 푸른색 열매 그대로 양산시 유통센터나 부산을 통해 팔려나간다.
이희명 회장은 "광양 등에 비해 생산량이 못 미쳐 가공시설이 원동면 일대에 별로 없다"며 "생매실 그대로 출하하다 보니 시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때가 생기곤 한다"고 말했다.
나이 든 농민들이 매실 농사를 포기하고, 가공산업이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양산시 매실 생산량은 연간 제자리걸음이거나 조금씩 주는 추세다.
이희명 회장은 "원동 매실은 양산시의 중요한 농업 유산이자, 특산품이면서 전통이다"며 "다음 세대도 원동 매실을 맛볼 수 있도록 양산시 등에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소화 촉진, 피로 해소 구연산 많이 함유…배앓이 안 해
[※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 매실은 신맛이 나는 매화나무 열매다.
소화 촉진,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구연산이 많이 함유해 신맛이 난다.
삼국지에 매실 일화가 있다.
위나라 조조가 병사들을 이끌고 한여름 오나라 원정에 나섰을 때 더운 날씨에 병사들이 심한 갈증에 시달렸다.
이때 조조가 "조금 더 가면 매화나무 숲이 있다.
매실로 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다"고 외쳤다.
매실이란 말에 병사들 입안이 침으로 흥건해지면서 기운을 되찾았다.
군사들은 매실의 신맛을 떠올리고 입안에 가득 고인 침으로 갈증을 달랬다는 '망매해갈'(望梅解渴)이란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은 우리나라 매실 산지 중 한 곳이다.
매실 산지로 유명한 전남 광양시에 비해 덜 알려졌다.
그러나 재배역사와 품질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매년 6월 초 24절기 중 9번째 '망종'(芒種)이 되면 원동면 농민들은 매실 수확으로 바빠지기 시작한다.
40년 넘게 매실 농사를 하는 이희명(75) 원동매실작목반 회장은 "망종부터 시작해 6월 말까지 매실을 딴다"며 "지금이 한창 수확기"라고 말했다.
원동면 내포마을 이희명 회장 매실 밭 나무마다 단단하게 여문 푸른색 매실이 알알이 달려 있다.
양산시 원동면은 낙동강을 낀 농촌지역이다.
원동면 매실 농사 역사는 100년을 바라본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한반도에서 매실 재배에 적합한 곳을 골랐는데, 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많은 양산시 원동면이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한다.
지금도 낙동강이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이나 산기슭에 매화농원이 많다.
양산시 500여 농가가 100㏊에 걸쳐 매실을 재배한다.
생산량은 1년에 700t 정도다.
이 중 90% 정도가 원동면에서 난다.
원동 매실은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희명 회장은 "원동 매실은 토종이라 열매가 조금 작지만, 과육이 단단하면서 향이 좋아 가공을 해도 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연산을 많이 함유해 신맛을 내는 매실은 식중독을 막아 주고 위를 건강하게 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며 "매실을 자주 먹은 원동 농민들은 배앓이로 병원 갈 일이 거의 없다"고 자랑했다.
그는 원동 매실 농사가 요즘 예전 같지 않아지는 상황을 걱정했다.
농촌 인력 고령화로 작은 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하는 매실 수확 철,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여기다 인건비까지 뛰어 매실 농사만으로 수지를 맞추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또 매실청, 매실장아찌, 매실초, 매실주 등 매실을 원료로 식품을 만드는 가공시설이 별로 없는 점을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원동 매실은 대부분 푸른색 열매 그대로 양산시 유통센터나 부산을 통해 팔려나간다.
이희명 회장은 "광양 등에 비해 생산량이 못 미쳐 가공시설이 원동면 일대에 별로 없다"며 "생매실 그대로 출하하다 보니 시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때가 생기곤 한다"고 말했다.
나이 든 농민들이 매실 농사를 포기하고, 가공산업이 받쳐주지 못하다 보니, 양산시 매실 생산량은 연간 제자리걸음이거나 조금씩 주는 추세다.
이희명 회장은 "원동 매실은 양산시의 중요한 농업 유산이자, 특산품이면서 전통이다"며 "다음 세대도 원동 매실을 맛볼 수 있도록 양산시 등에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