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생계비 대출·대환대출 인프라·청년도약계좌 모두 출시
"불공정·불균형 완화" 강조…실질적 효과는 '미지수' 지적도
尹정부 '금융 3종세트' 본격화…하반기엔 예금자보호한도 올리나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서민·청년 대상 금융 정책들이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연체 이력을 따지지 않고 한도 100만원 내 급전을 빌려주는 '소액 생계비 대출'과 낮은 금리로 갈아탈 기회를 주는 '대환대출 플랫폼', 청년들의 목돈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도약계좌' 등이 대표적이다.

하반기에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관심이 커진 예금자보호한도 상한 등 굵직한 금융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금융 3종 세트' 출시 초반 흥행…"정책 규모·대상 정교화 필요"
1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소액 생계비 대출과 대환대출 플랫폼, 청년도약계좌 등 '금융 3종 세트'가 모두 시장에 나왔다.

시장 불공정과 불균형을 바로잡으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반영된 정책들이다.

정부가 은행권에 과도하게 개입한다거나 조건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논란도 일었지만, 출시 초반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다.

우선 매달 70만원씩 5년씩 적금하면 최대 5천만원을 모을 수 있게 설계된 청년도약계좌는 지난 15일 출시된 지 이틀 만에 누적 가입자 16만명을 돌파했다.

정부는 가입자 규모를 300만명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내년 2~3월 비슷한 성격의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하면 수요가 더 폭발적으로 늘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尹정부 '금융 3종세트' 본격화…하반기엔 예금자보호한도 올리나
스마트폰 앱으로 기존 신용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서는 지난달 31일 출시 이후 4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대출이 이동했다.

지난 16일 기준 금융회사 간 1만7천481건의 대출 이동으로 4천472억원 규모의 대환대출이 이뤄졌다.

인프라 개시 일주일도 안 돼 금융당국이 설정한 신규 취급 한도를 모두 채운 금융회사들이 나오며 한도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저소득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는 최대 100만원의 자금을 신청 당일 즉시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은 지난 3월 27일 출시 이후 5만명이 넘게 이용했다.

지난 9일까지 5만1천125명이 총 314억원의 급전을 빌렸다.

금리(연 15.9%)가 너무 높고 한도는 적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장 100만원도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다만 정책 초반인 만큼 흥행 지속 여부와 정책 효과 검증은 시간을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많다.

대환대출 플랫폼의 경우 대출 상품마다 우대금리 적용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등 소비자들이 한눈에 금리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자 절감이 절실한 중저신용자의 경우 갈아탈 상품 자체를 찾기 어렵고, 이미 충분한 우대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고신용자의 경우 되려 기존 대출보다 높은 금리가 추천되는 경우도 많다.

가입 대상을 소득이 아닌 나이로 제한한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출시 이전부터 세대 간 혹은 청년 간 역차별 논란이 이어졌다.

기본금리를 낮게 책정하고 적용이 까다로운 우대금리 비중을 높게 잡은 은행권과 막판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정책 대상과 규모를 보다 정교하게 설정해야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제언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누구의 자산을 형성해줄 것인지가 불명확하다"며 "기준에 '중위소득 180% 이하'라는 내용이 있는데, 4인 가구 기준으로 하면 거의 월 1천만원에 달해 대통령이 말한 정책 목표와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약게층이나 청년층을 지원하겠다는 정책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규모 자체를 더 늘려 실질적인 혜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하락기에 나온 정책 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규모가 수십조에 달하는 것에 비해 사회 약자들을 위한다는 정책 규모는 너무 작아 얼마나 혜택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예금자보호제도 TF 8월 결론…'코로나 대책 종료'에도 이목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중요한 정책 결정들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우선 SVB 파산을 계기로 예금자보호한도 상한 논의에 불이 붙은 가운데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오는 8월까지 예금자보호한도와 예금보험료율 재조정 등과 관련해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이 순식간에 대규모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확인한 만큼 금융회사 한 곳당 5천만원으로 제한한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 이상으로 상향해 불안감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뱅크런 발생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금융회사 예금 전액을 정부가 지급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 결과가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금자보호한도와 보장 수준이 확대될 경우 금융회사들이 예금보험공사에 내야 하는 예금보험료가 오를 수 있고, 이 경우 소비자들에게 대출금리 인상 등의 부담이 전가될 수 있어 금융당국 내부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 5천만원 이상의 '현금 부자'들을 위해 다수의 서민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보호 한도를 일률적으로 높일 경우 저축은행으로 자금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코로나19 피해 대상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원금·이자 상환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연착륙 지원 방안도 시험대에 오른다.

시장에서는 그간 코로나 지원 조치들로 가려져 있던 대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상환 유예 잔액이 6개월 만에 100조원에서 85조원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정책 종료 이후에도 지원 효과가 2년가량 지속될 것이란 점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尹정부 '금융 3종세트' 본격화…하반기엔 예금자보호한도 올리나
이밖에 은행 등 금융회사가 자회사 출자를 통해 생활서비스 등 비금융 분야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금산분리 제도 개선안도 3분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신용대출 한정으로 운영 중인 대환대출 인프라는 오는 12월까지 주택담보대출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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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