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전 세계 아미, 이른 아침부터 집결
기념사진 찍고 멤버에 편지도…"BTS 덕에 코로나 우울감 이겨내"
여의도 물들인 보랏빛 축제…"30도 무더위쯤이야, 땡큐 BTS!"(종합)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줘서 고마워요.

늘 건강하고 2025년 모두 함께 만날 날을 기다릴게요.

땡큐(Thank You), BTS!"(미국인 팬 애슐리 나미더스 씨)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보랏빛 티셔츠를 입은 이들로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기념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를 즐기려는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이 이곳에 집결했다.

한강공원에서 만난 팬 나미더스 씨는 "2025년 부디 멤버들이 함께 있어 달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여의나루역에서 원효대교를 가로지르는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에선 '아임 어 본 싱어∼'('Born Singer'), '스무스 라이크 버터∼'('Butter') 같은 방탄소년단 히트곡이 흘러나왔다.

소속사 하이브는 멤버 진과 제이홉이 군 복무 중이라 '완전체' 방탄소년단이 함께할 수 없자 여의도 한강공원 전체를 성대한 축제의 장으로 꾸며 전 세계 아미를 맞았다.

여의도로 향하는 5호선 지하철은 도심 구간부터 행사장으로 향하는 각국 팬들로 북적였다.

행사장에는 방탄소년단 10년 역사를 담은 'BTS 히스토리 월', '달려라 방탄' 무대 의상 전시, 10주년 페스타 기념 조형물, 포토존이 마련된 '방탄 가족사진전', 타투 스티커 체험 부스 등 볼거리로 가득 찼다.

여의도 물들인 보랏빛 축제…"30도 무더위쯤이야, 땡큐 BTS!"(종합)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이 들어간 티셔츠, 가방, 모자, 마스크를 쓰거나 양산이나 선글라스로 태양을 피하며 곳곳을 누볐다.

나무 그늘 혹은 대형 라이브스크린 앞 같은 '명당' 자리는 아침 일찍 돗자리를 가져온 발 빠른 팬들이 차지했다.

팬들은 휴대전화로 방탄소년단 영상을 함께 보고,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피 땀 눈물' 같은 히트곡에 맞춰 삼삼오오 '덩실덩실' 춤을 췄다.

포토존에서 활짝 웃는 일곱 멤버의 사진을 배경으로 즉석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모녀, 연인, 삼대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사는 미국인 시애라 페이스 씨와 아미나 샘 씨는 일찍 줄을 선 덕에 15분 만에 포토존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통로였다"며 "우리뿐만이 아니라 많은 아미 친구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듣고 우울감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기념 스티커 사진을 찍는 부스 앞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진행 요원은 "3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다.

스티커 사진 줄 맨 끝에서 만난 말레이시아인 아미라 하말렉 씨는 "덥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무덥기 때문에 이 정도 날씨는 상관없다.

3시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일 전 친구들과 함께 입국해 어제는 강남을 둘러봤다"며 "슈가의 팬인데 그가 노래를 통해 전한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너만의 길을 가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했다.

여의도 물들인 보랏빛 축제…"30도 무더위쯤이야, 땡큐 BTS!"(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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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한쪽에는 팬들이 방탄소년단에게 적은 메모를 붙여 놓는 벽도 마련됐다.

팬들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자신만의 언어로 지난 10년간 함께 달려 온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한 팬은 "14살 아미인데, 입덕은 6살 때 했다"며 "어릴 때부터 워낙 좋아해 앨범과 포토카드도 꾸준히 모았다"고 적었고, 다른 팬은 일본어로 "10주년 축하합니다.

계속 응원할게요"라고 썼다.

미국 하와이에서 온 제니 에자키 씨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데절리 웰링어 씨는 라이브스크린이 잘 보이는 나무 아래 테이블에 앉아 축제를 즐겼다.

2주 전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오전 9시 30분 행사장을 찾았다고 했다.

여의도 물들인 보랏빛 축제…"30도 무더위쯤이야, 땡큐 BTS!"(종합)
이들은 "방탄소년단은 (우리와) 언어와 국적이 다르지만 음악이 정말 좋고 인품이 훌륭하다"며 "팬덤과 진실한 우정을 쌓는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미국 가수와 달리 SNS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팬들을 걱정해준다"고 말했다.

인도인 아시타 셔우드 씨는 이날 행사장에서 한 미국인 아미와 처음 만났지만, 뜻이 통해 함께 즐기기로 했다.

둘은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정국이라는 공통점도 있었다.

이들은 "2016∼2017년께부터 방탄소년단 팬이 됐다"며 "그 시절 무척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방탄소년단의 '너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는 메시지에 큰 위안을 얻었다.

이후 하루 종일 방탄소년단 영상을 찾아보며 인생이 변했다"고 떠올렸다.

여의도 물들인 보랏빛 축제…"30도 무더위쯤이야, 땡큐 BTS!"(종합)
또한 "심리적 위기를 방탄소년단으로 극복하며 매일 밤 잘 때 그들의 노래를 듣는 게 일상이 됐다"며 "방탄소년단은 슈퍼스타가 됐지만 여전히 겸손하고 스스로를 낮춘다.

멤버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5시 행사장 '아미 라운지'에서 리더 RM이 직접 등장해 진행하는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와 오후 8시 30분 방탄소년단 히트곡과 정국의 내레이션을 곁들인 불꽃놀이다.

RM은 오랜만에 아미를 직접 만나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회 등을 들려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