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현역 최고 바르심과 우승 경쟁…황선우는 중국 라이징 스타 판잔러와 빅매치
배드민턴 안세영·탁구 신유빈-전지희·양궁 안산과 김제덕, 금빛 낭보 기대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우상혁(27·용인시청)과 황선우(20·강원도청)의 꿈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 닿아 있다.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딴 둘은 "우리는 서로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한 것 같다.

파리올림픽에서는 육상과 수영에서 함께 금빛 레이스를 펼치면 좋겠다"고 바랐다.

우상혁과 황선우의 바람이 모두 이루어진다면, 한국 스포츠 팬들은 사상 최초로 한국인이 올림픽 육상과 수영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따는 귀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올해 9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우상혁과 황선우에게 내년 7월 26일 막을 올리는 파리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마침 육상 남자 높이뛰기와 수영 경영 자유형에는 아시아에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챔피언이 되면, 파리올림픽 시상대를 향한 길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아시아 육상은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아시아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2022 세계실내선수권 챔피언(우상혁)과 2022 실외 세계선수권 1, 2위(무타즈 에사 바르심, 우상혁)를 모두 아시아에서 배출하기도 했다.

바르심(카타르)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는 '세계선수권급'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바르심은 2010년 광저우(2m27), 2014년 인천(2m35)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7시즌 발목을 다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불참했다.

우상혁은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m25로 10위에 그쳤지만, 2018년 자카르타에서는 2m28로 은메달을 따냈다.

2021년 도쿄올림픽(2m35로 4위)을 기점으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올해 항저우에서는 개인 첫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린다.

우상혁은 "바르심이 불참하면 섭섭했을 것"이라며 "나는 경쟁을 즐긴다.

바르심이 출전한다고 하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더 즐기면서 치를 수 있다"고 라이벌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반겼다.

우상혁이 항저우에서 바르심을 넘어서면 한국 육상은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 손에 넣는다.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한국 수영은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 이후 끊긴 남자 수영의 아시안게임 금맥을 황선우가 다시 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김서영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수영의 유일한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인천에서는 노골드의 설움을 겪었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 자유형 200m·400m·1,500m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등 혼자 7개의 메달(금 3, 은 1, 동 3)을 수확했고, 2010년 광저우에서도 자유형 100m·200m·400m에서 우승해 2회 연속 3관왕의 위업을 이루고 은메달과 동메달 두 개씩을 보탰다.

황선우는 처음 출전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200m, 단체전인 계영 800m '3관왕'에 도전한다.

황선우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순간, 한국 남자 수영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쥔다.

중국 수영 라이징 스타 판잔러의 성장은 황선우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안긴다.

판잔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에서 치른 2023 중국선수권에서 자유형 100m 47초22의 아시아 신기록과 200m 1분44초65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자유형 100m 종전 아시아 기록은 황선우가 도쿄올림픽에서 작성한 47초56이었다.

자유형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황선우가 1분44초47로, 판잔러에게 0.18초 앞선다.

황선우와 판잔러의 금빛 경쟁은 세계수영도 주목할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다른 종목에도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태극전사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안세영(21·삼성생명)은 올해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다.

지난 3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는 등 국제대회 8회 연속 결승에 진출해 5번 정상에 올랐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아시아 최고가 곧 세계 최고다.

세계랭킹 1위를 놓고 다투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안세영, 타이쯔잉(대만), 천위페이(중국)가 항저우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안세영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한국 배드민턴은 40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5년 사이 안세영은 부쩍 자랐다.

한국 배드민턴도 설욕을 준비한다.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탁구 여자복식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는 적지에서 세계 최고 중국에 도전한다.

지난 5월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전지희 조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쑨잉사-왕만위 조를 꺾고 파란을 일으켰지만, 결승에서는 왕이디-천멍 조(7위·중국)에 패했다.

여전히 중국의 벽은 높지만, 세계선수권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터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향한 의욕은 커졌다.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22·광주여대)과 2관왕 김제덕(19·예천군청)을 앞세운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세계 최강의 위용을 과시할 전망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22·마요르카)은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을 이끈다.

4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간판은 '예비 빅리거'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다.

[아시안게임 D-100] ② 우상혁 도약·황선우 역영…세계와 일전
오랜 기간 한국 레슬링을 이끌어온 두 대들보 김현우(34)와 류한수(34· 이상 삼성생명)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매트를 떠난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 간판 김현우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금메달 2개를 획득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 류한수는 애초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김현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류한수도 16강에서 탈락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둘은 고민 끝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은퇴 무대로 재설정하고 훈련을 이어왔다.

김현우와 류한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따고, 2022년 말에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또 다른 계획도 세웠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지면서, 또 한 번 계획을 수정했다.

김현우와 류한수는 은퇴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고, 아내에게 1년 늦은 결혼 선물을 하는 달콤한 상상을 하며 고된 훈련을 견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