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청와대 본관·춘추관서 개방 1주년 특별전시 개최
미술품 등 본관 복원 모습 공개…청와대 가구·식기도 전시
타자기·조깅화·원예가위·독서대에 담긴 '대통령들 이야기'
이승만부터 노무현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1일부터 청와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개방 1주년을 맞아 본관의 세종실과 인왕실, 춘추관에서 대통령 역사 전시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통령들의 삶을 담은 소품과 자료가 공개되며 청와대의 원모습도 일부 복원돼 선보인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는 74년간 역대 대통령들이 격동의 대한민국 역사를 써 내려간 최고 리더십의 무대였다"며 "대통령들의 상징적인 소품을 통해 그들이 권력의 정상에서 고뇌하고 결단을 내리던 순간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대통령의 공과를 다루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품에 담긴 스토리텔링을 통해 역대 대통령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시에는 이승만의 영문타자기, 박정희의 반려견 스케치, 노태우의 퉁소, 김영삼의 조깅화, 김대중의 원예가위, 노무현의 독서대 등 역대 대통령들이 쓰던 소품이 나온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영문 타자기는 독립운동 시절부터 그의 가방에 들어있던 필수품이었다.

78세의 대통령은 직접 타자기를 두들기며 문서를 작성했다.

군인 이전에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드로잉 수첩을 갖고 다녔다.

그는 직접 경부고속도로 계획안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그가 연필로 스케치한 반려견 '방울이'가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타자기·조깅화·원예가위·독서대에 담긴 '대통령들 이야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일곱살 때 여읜 부친의 유품인 퉁소를 수준급으로 연주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새벽 조깅을 하며 주요 정책을 결심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0년 5월 17일 신군부에 체포됐지만 독서와 꽃 가꾸기로 감옥 생활을 견뎠다.

그는 가위로 꽃을 다듬으면서 정치 공간을 새로 설계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74년 사법시험 시절 개량 독서대를 만들어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각도 조절 기능을 갖췄다.

그는 생전 "대통령을 안 했으면 컨설턴트나 발명가였을 것"이라고 했다.

타자기·조깅화·원예가위·독서대에 담긴 '대통령들 이야기'
문체부는 전시와 함께 '본관 내부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대통령이 국빈을 맞이하고 집무하던 시기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 기간에는 그동안 카펫 보호를 위해 설치됐던 덮개 카펫을 철거했다.

본관 건립 시 설치했던 작품들도 제 자리를 찾고 일부는 복원 작업을 거쳐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중앙계단에 걸린 김식 작가의 '금수강산도'는 제작 당시 은을 혼합해 채색했던 금색 부분이 산화해 검게 변한 것을 작가가 직접 복원해 금빛의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충무실 전실에서 방탄소년단(BTS)을 맞았던 10폭 병풍인 서예가 이수덕의 '아애일일신지대한민국'(我愛日日新之大韓民國), 국무회의장으로 쓰이던 세종실에 설치된 백금남의 벽화 '훈민정음'도 이번에 공개된다.

타자기·조깅화·원예가위·독서대에 담긴 '대통령들 이야기'
기자회견장이었던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는 청와대에서 오랜 시간 사용된 가구와 식기 등 생활소품을 전시한다.

전시 기간에는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본관 관람객 수는 시설물 보호 등을 위해 동시 수용인원이 200명 규모로 조정된다.

전시는 8월 28일까지. (청와대 일반 관람 문의 ☎ 1522-776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