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 "엄격한 연주 스타일은 오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피아니스트 해플리거와 베토벤 소나타 9·10번 연주…"매우 다른 두 작품"
"공연장에 온 관객들이 현재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연주자의 책임" 악보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4)이 한국을 찾는다.
'바이올린 여제'로 불리는 힐러리 한은 미국 음반 시상식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받은 최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다.
17세에 바흐 음악으로 데뷔해 디아파종상을 받으며 인기 연주자 반열에 올랐고, 2018년에는 바흐 탄생 333주년을 기념해 추가로 낸 앨범으로 세계 순회공연을 했다.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 힐러리 한의 레퍼토리는 베토벤, 번스타인, 바버, 브람스 등 다채롭다.
그는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이 작곡한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마지막에 작곡된 두 작품인 9번과 10번을 연주한다.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61)와 함께하는 아시아 첫 듀오 연주회다.
힐러리 한은 공연을 앞두고 30일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베토벤 소나타 연주에 대해 "평이함, 만족감, 완성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은 바이올린과 피아노 두 악기가 서로 주고받기도, 격렬히 충돌하기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화려한 기교와 강렬하고 격정적인 색채를 지닌 곡이다.
10번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가진 따뜻한 음색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 곡으로 평화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힐러리 한은 "두 베토벤의 소나타는 서로 매우 다르다.
9번은 협주곡 같은 느낌으로 드라마와 극적인 느낌으로 가득 차 있지만 10번은 복잡하고 미묘한 체임버 음악과 가깝다"며 "두 곡은 각각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토벤의 곡들에서 피아노는 전체 곡을 연주할 수 있지만 바이올린은 항상 그 곡의 일부"라며 "제가 바흐를 연주할 때는 혼자 전곡을 연주하는데, 베토벤을 연주할 때는 파트너로서 절반을 연주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힐러리 한은 악보의 음정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짚어내는 엄격한 연주 스타일 때문에 '얼음 공주'라고 불린다.
짧은 장식음마저 악보 그대로 연주해 '완벽주의'라는 평가도 받는다.
차가워 보이는 도시적인 외모도 이런 수식어가 붙는 데 한몫했다.
그는 '얼음 공주'라는 별명에 대해 "칭찬의 의미라는 것은 알지만 영어로 번역하면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라며 "그래도 많은 팬이 긍정적인 의미로 불러주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가 엄격하게 연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제 연주를 잘 알지 못하거나 완전히 저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주자로서 악보를 정확히 연주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보 안팎에 담긴 감정을 배제하고 악보만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그는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연주가 아닌 깊이 있는 연주로 감동을 만들어낸다.
차가워 보인다는 이미지 역시 오해다.
힐러리 한은 어떤 연주자보다도 팬들과 소통에 활발하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일 동안 자신의 연습 동영상을 포스팅해 무대 뒤편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적 작업을 팬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힐러리 한은 "커리어를 시작할 때는 소소하게 공유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열정적인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 신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SNS는 개인적인 관심사를 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사인회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연주자로서 목표는 '연결'이라고 밝혔다.
"관객들은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요.
제가 음악적 본능에 최대한 충실하다면, 공연장에 있는 누군가가 그걸 알게 되고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고 생각하죠. 관객들이 음악의 여정 끝에서 그들의 현재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 /연합뉴스
"공연장에 온 관객들이 현재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연주자의 책임" 악보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4)이 한국을 찾는다.
'바이올린 여제'로 불리는 힐러리 한은 미국 음반 시상식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받은 최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다.
17세에 바흐 음악으로 데뷔해 디아파종상을 받으며 인기 연주자 반열에 올랐고, 2018년에는 바흐 탄생 333주년을 기념해 추가로 낸 앨범으로 세계 순회공연을 했다.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 힐러리 한의 레퍼토리는 베토벤, 번스타인, 바버, 브람스 등 다채롭다.
그는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이 작곡한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마지막에 작곡된 두 작품인 9번과 10번을 연주한다.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61)와 함께하는 아시아 첫 듀오 연주회다.
힐러리 한은 공연을 앞두고 30일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베토벤 소나타 연주에 대해 "평이함, 만족감, 완성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은 바이올린과 피아노 두 악기가 서로 주고받기도, 격렬히 충돌하기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화려한 기교와 강렬하고 격정적인 색채를 지닌 곡이다.
10번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가진 따뜻한 음색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한 곡으로 평화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힐러리 한은 "두 베토벤의 소나타는 서로 매우 다르다.
9번은 협주곡 같은 느낌으로 드라마와 극적인 느낌으로 가득 차 있지만 10번은 복잡하고 미묘한 체임버 음악과 가깝다"며 "두 곡은 각각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토벤의 곡들에서 피아노는 전체 곡을 연주할 수 있지만 바이올린은 항상 그 곡의 일부"라며 "제가 바흐를 연주할 때는 혼자 전곡을 연주하는데, 베토벤을 연주할 때는 파트너로서 절반을 연주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힐러리 한은 악보의 음정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짚어내는 엄격한 연주 스타일 때문에 '얼음 공주'라고 불린다.
짧은 장식음마저 악보 그대로 연주해 '완벽주의'라는 평가도 받는다.
차가워 보이는 도시적인 외모도 이런 수식어가 붙는 데 한몫했다.
그는 '얼음 공주'라는 별명에 대해 "칭찬의 의미라는 것은 알지만 영어로 번역하면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라며 "그래도 많은 팬이 긍정적인 의미로 불러주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가 엄격하게 연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제 연주를 잘 알지 못하거나 완전히 저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주자로서 악보를 정확히 연주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보 안팎에 담긴 감정을 배제하고 악보만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그는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연주가 아닌 깊이 있는 연주로 감동을 만들어낸다.
차가워 보인다는 이미지 역시 오해다.
힐러리 한은 어떤 연주자보다도 팬들과 소통에 활발하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일 동안 자신의 연습 동영상을 포스팅해 무대 뒤편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적 작업을 팬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힐러리 한은 "커리어를 시작할 때는 소소하게 공유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열정적인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 신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SNS는 개인적인 관심사를 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사인회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연주자로서 목표는 '연결'이라고 밝혔다.
"관객들은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요.
제가 음악적 본능에 최대한 충실하다면, 공연장에 있는 누군가가 그걸 알게 되고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고 생각하죠. 관객들이 음악의 여정 끝에서 그들의 현재 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