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8명, 지도자 1명 등 총 9명 병원 이송됐다가 퇴원
제주도교육청 "학생들 건강상태 모니터링하고 심리상담 등 지원"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가던 중 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지역 초·중등생이 다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총 9명이 이상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됐으나 다행히 곧 퇴원했다.

'문열린채 착륙' 아시아나기에 소년체전 제주선수단 65명 탑승(종합)
제주도교육청과 제주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당시 해당 여객기에는 오는 27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제주 선수단 중 육상 선수단 45명(선수 38, 지도자·임원 7)과 유도 선수단 20명(선수 10, 지도자·임원 10) 등 모두 6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중 열린 문과 비교적 가까운 좌석에 앉았던 육상 선수단의 선수 8명과 지도자 1명 등 총 9명이 메스꺼움과 구토, 손발 떨림 등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됐다.

그러나 모두 상태가 호전돼 퇴원해 숙소로 합류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상 선수단인 제주 모 초등학교 4학년 백모(10)양은 "강한 바람에 실눈을 간신히 뜨고 창문을 봤는데 출입문이 열리더니 확 제껴졌다.

문이 날아가는 것 처럼 보였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전했다.

백양은 "제 좌석 앞줄에 앉아 있던 친구들은 소리도 지르지 못할 만큼 경직돼 있어 기절한 줄 알았다.

너무 무서웠다.

죽는 줄 알았다"며 자신이 느낀 공포감을 전했다.

'문열린채 착륙' 아시아나기에 소년체전 제주선수단 65명 탑승(종합)
유도 선수단의 경우 육상 선수단에 비해서는 개방된 문과 거리가 다소 떨어진 좌석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행히 큰 이상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도 지도자 문모(46)씨는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고, 기내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문씨는 "창문 너머로 산이 보이고,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온 지 2∼3분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갑자기 '훅' 하고 바람이 빠져나가며 종이 같은 것이 날아다니고 몸이 확 젖힐 정도로 압력이 있었다"고 문이 열린 직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착륙 후 비상구 쪽에서 남성 1명을 승무원과 승객 등 여러명이 붙잡고 있는 모습을 봤다.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그 남성을 붙잡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문이 열린 후) 상황을 설명하는 기내 방송은 없었으며, 착륙 후에 무사히 착륙했다는 내용의 방송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이 많이 놀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으나 지금은 진정된 상태"라며 "다행히 유도 선수들은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돼 울산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체육회 측은 계속해서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열린채 착륙' 아시아나기에 소년체전 제주선수단 65명 탑승(종합)
제주도교육청 역시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학생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먼저 울산에 가있던 교육청 관계자들은 사고 소식을 들은 직후 전화 등으로 상황을 파악하며 급히 대구로 이동했다.

다행히 병원에 이송됐던 선수단이 모두 건강에 큰 이상이 없어서 퇴원해 숙소로 이동하기로 하면서 교육청 관계자들도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그러나 심리적 충격으로 추후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모든 학생들의 상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심리상담 등 심리 지원을 할 계획이다.

오경규 교육청 체육건강과장은 "야간에라도 이상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울산의 재난심리회복센터에 요청해 심리지원을 받도록 하는 등 선수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하지 않고 몸 상태나 심리적으로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경기에 참가하도록 하는 등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