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출범으로 굳건해진 '빅3'…"中 따돌리자" 기대 '솔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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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분주' 한화오션 "구조조정 우려보다 새 체제 기대 커"
조선업계 "공정한 경쟁여건 환영"…중소형 조선사 지원필요성 대두
국내 '빅3'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이 23일 '한화오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국내 조선업 '빅3'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3강 구도 유지에 따른 과당 경쟁 등의 우려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조선업 초호황기에는 빅3의 굳건한 유지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조선업 세계 1위를 사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빅3 사이 인력 유출 논란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업 규모 유지를 위해 정부 지원이 더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 한화오션, 장교동으로 이사…"우려보다 기대 커"
한화오션은 20년 넘게 이어져 온 '주인 없는 체제'가 청산되고 새 회사로 출범하는 것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한화오션 직원들은 입주가 결정된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7∼8층으로 이주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원래 대우조선해양의 서울 사무소는 남대문 그랜드센트럴빌딩에 있었다.
한화오션은 당분간은 장교동과 남대문 두 사옥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교동에는 재무 등 지원 파트 직원들이 근무하고, 남대문에는 설계 직군이 남아 일하게 된다.
다만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을 비롯해 기존 임원 28명이 물러난 것을 두고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장경험이 중요한 조선업 특성을 고려할 때 옥포조선소 임원 대부분이 물러난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한화가 조선과 연관성이 높은 에너지·방산 분야 전문기업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화그룹이라는 한 둥지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또 한화오션 대표이사로 김승연 회장의 최측근이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해 1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며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2위를 차지했던 2006∼2008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권혁웅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한화오션 임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보란 듯이 재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한화오션 한 직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임원들 교체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 '대우조선 흔적 지우기'로는 보기 어렵다"며 "기존 조선산업에 안주하지 않고 토탈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한화의 비전이 더 매력적이고, 기대도 높다"고 말했다.
◇ 조선업계 '환영'…"공정한 환경 속 친환경선 경쟁력 강화"
조선업계는 옛 대우조선이 한화오션으로 출범한 것을 두고 "공정한 경쟁 여건이 마련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세계 4위의 조선업체(단일조선소 2위)였지만 '리더십 부재'로 인해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대우조선은 현재 운항 중인 LNG 운반선의 24.5%를 건조했을 정도다.
그 결과 다른 조선업체들보다 낮은 가격에 수주하는 사례가 생겼고, 2016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을 맞아 저가 수주로 국내업체 간 출혈 경쟁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화오션 출범으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빅3가 '제값 받기'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수주는 몰리지만, 인력난에 허덕이는 지금과 같은 초호황기에는 참여기업 수를 늘려 조선산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업계에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한국의 가장 큰 경쟁국인 중국의 등록 조선소는 64개로, 한국(9개)보다 7배가량 많다.
중국이 저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한때 전 세계 수주잔고 점유율이 60%에 육박했던 한국은 지난달 말 기준 34%(HD한국조선해양 16.8%·삼성중공업 9.0%, 한화오션 7.9%)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산하에서 공기업과 같았던 기업이 민간화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특히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는 한화오션의 출범은 한국 조선업의 친환경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더 굳건해진 '빅3' 체제…"중소조선사 지원도 병행돼야"
한화오션의 출범으로 국내 조선업의 기존 3강 체제는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전 세계 발주량의 80%가량을 독점하는 LNG 운반선 시황이 우호적이고, 빅3 모두 3년 치가 넘는 수주잔량(남은 건조량)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 심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특히 한화가 한화오션을 LNG,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와 조선을 포괄하는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빅3가 주력 분야를 차별화할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빅3가 3강 체제를 유지하다가, 중장기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상선에,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 한화오션은 방산에 각각 무게를 싣는 방식으로 특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빅3 내 인력 유출 논란을 야기하는 조선업 인력난은 하루빨리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부족한 조선업 생산직 인력은 1만2천872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 조선산업 규모 확대가 필수인데, 이를 위해선 정부가 빅3 외에도 중소 조선사에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에서 중형 조선사는 HJ중공업과 케이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등 4개사가 유일하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한화오션 출범은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을 올리고, 중국과의 기술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에너지 전환에 따라 벌크선 등 중소선박의 교체 수요가 많아질 텐데 그런 부분을 담당하는 중소 조선사들이 망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를 넘어 시중은행도 지원에 나서야 우리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중국 조선업을 크게 따돌리고 나머지 시장을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조선업계 "공정한 경쟁여건 환영"…중소형 조선사 지원필요성 대두
국내 '빅3'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이 23일 '한화오션'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국내 조선업 '빅3'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3강 구도 유지에 따른 과당 경쟁 등의 우려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조선업 초호황기에는 빅3의 굳건한 유지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조선업 세계 1위를 사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빅3 사이 인력 유출 논란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업 규모 유지를 위해 정부 지원이 더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 한화오션, 장교동으로 이사…"우려보다 기대 커"
한화오션은 20년 넘게 이어져 온 '주인 없는 체제'가 청산되고 새 회사로 출범하는 것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한화오션 직원들은 입주가 결정된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7∼8층으로 이주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원래 대우조선해양의 서울 사무소는 남대문 그랜드센트럴빌딩에 있었다.
한화오션은 당분간은 장교동과 남대문 두 사옥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교동에는 재무 등 지원 파트 직원들이 근무하고, 남대문에는 설계 직군이 남아 일하게 된다.
다만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을 비롯해 기존 임원 28명이 물러난 것을 두고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장경험이 중요한 조선업 특성을 고려할 때 옥포조선소 임원 대부분이 물러난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한화가 조선과 연관성이 높은 에너지·방산 분야 전문기업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화그룹이라는 한 둥지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또 한화오션 대표이사로 김승연 회장의 최측근이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해 1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며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2위를 차지했던 2006∼2008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권혁웅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한화오션 임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보란 듯이 재현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한화오션 한 직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임원들 교체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 '대우조선 흔적 지우기'로는 보기 어렵다"며 "기존 조선산업에 안주하지 않고 토탈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한화의 비전이 더 매력적이고, 기대도 높다"고 말했다.
◇ 조선업계 '환영'…"공정한 환경 속 친환경선 경쟁력 강화"
조선업계는 옛 대우조선이 한화오션으로 출범한 것을 두고 "공정한 경쟁 여건이 마련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세계 4위의 조선업체(단일조선소 2위)였지만 '리더십 부재'로 인해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대우조선은 현재 운항 중인 LNG 운반선의 24.5%를 건조했을 정도다.
그 결과 다른 조선업체들보다 낮은 가격에 수주하는 사례가 생겼고, 2016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을 맞아 저가 수주로 국내업체 간 출혈 경쟁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화오션 출범으로 경영이 정상화되면 빅3가 '제값 받기'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수주는 몰리지만, 인력난에 허덕이는 지금과 같은 초호황기에는 참여기업 수를 늘려 조선산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업계에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한국의 가장 큰 경쟁국인 중국의 등록 조선소는 64개로, 한국(9개)보다 7배가량 많다.
중국이 저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한때 전 세계 수주잔고 점유율이 60%에 육박했던 한국은 지난달 말 기준 34%(HD한국조선해양 16.8%·삼성중공업 9.0%, 한화오션 7.9%)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산하에서 공기업과 같았던 기업이 민간화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특히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는 한화오션의 출범은 한국 조선업의 친환경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더 굳건해진 '빅3' 체제…"중소조선사 지원도 병행돼야"
한화오션의 출범으로 국내 조선업의 기존 3강 체제는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전 세계 발주량의 80%가량을 독점하는 LNG 운반선 시황이 우호적이고, 빅3 모두 3년 치가 넘는 수주잔량(남은 건조량)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 심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특히 한화가 한화오션을 LNG,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와 조선을 포괄하는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빅3가 주력 분야를 차별화할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빅3가 3강 체제를 유지하다가, 중장기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기존 상선에,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 한화오션은 방산에 각각 무게를 싣는 방식으로 특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빅3 내 인력 유출 논란을 야기하는 조선업 인력난은 하루빨리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부족한 조선업 생산직 인력은 1만2천872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 조선산업 규모 확대가 필수인데, 이를 위해선 정부가 빅3 외에도 중소 조선사에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에서 중형 조선사는 HJ중공업과 케이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등 4개사가 유일하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한화오션 출범은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을 올리고, 중국과의 기술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에너지 전환에 따라 벌크선 등 중소선박의 교체 수요가 많아질 텐데 그런 부분을 담당하는 중소 조선사들이 망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를 넘어 시중은행도 지원에 나서야 우리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중국 조선업을 크게 따돌리고 나머지 시장을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