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만에 9급 합격' 어느 퇴직공무원의 37년 공직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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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출신 신현욱 씨, 공직 경험담 쓴 책 발간
신현욱(62) 씨는 경남 김해시 퇴직공무원이다.
그는 최근 '돼지 때려죽이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살벌하면서 자극적인 제목이다.
부제는 '어느 퇴직공무원의 이야기'.
이 책은 신 씨가 37년 지방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쓴 개인 분투기다.
돼지 살처분 동원, 제설, 김해 돗대산 중국 민항기 추락, 김해 한림면 수해 등 공직 수행 중 부딪쳐야 했던 굵직한 사건·사고와 말단 공무원으로서의 소소한 일상을 60여가지 에피소드로 엮었다.
65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꺼운 책이다.
글솜씨가 세련되거나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37년 공무원 생활을 솔직하게 담았다.
에피소드 중 하나인 '돼지 때려죽이기'는 10여년 전 한겨울 신 씨 등 김해시 공무원들이 구제역 돼지 살처분에 나섰던 이야기다.
그때 경험이 너무 강렬해 제목으로까지 썼다.
구제역 돼지 살처분 경험담은 이렇게 시작한다.
"총력 방제의 보람도 없이 2011년 1월에 마침내 우리 김해시에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뉴스에서만 보던 돼지 살처분 현장에 내가 직접 투입될 줄은 솔직히 생각지도 못했다.
"
2011년 1월, 김해시 주촌면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김해시청 각 부서에서 공무원들이 살처분 현장에 차출됐다.
신 씨 등 공무원들은 엄청나게 추운 겨울밤을 꼬박 새워가며 돼지 1천마리를 구덩이에 파묻어야 했다.
신 씨는 "지금이야 주사를 놓던가 전기충격으로 가축을 죽이거나 기절시킨 후 처리하는 매뉴얼이 잘 만들어져 있지만, 그때는 공무원들이 맨몸으로 달려들어 살아있는 돼지를 몽둥이로 두들겨 패고 구덩이로 밀어 넣어야 했다"고 말했다.
"어둠을 비추는 서치라이트, 돼지들의 비명과 몸부림, 밑에 깔린 동료를 밟고 올라서려는 돼지, 생석회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수증기로, 지옥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살처분 현장이 끔찍했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구제역 비상근무로 정신없던 신 씨는 불과 한 달 뒤 이번에는 폭설로 새벽 5시에 비상소집을 당해,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덤프트럭만 다섯 번을 타는 등 28시간 동안 꼬박 제설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점원, 막노동, 공장 등을 전전하다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1981년 10월부터 1년에 경남·부산·국가직 공무원에 3번씩, 3년 동안 무려 9번이나 공무원 시험을 쳤지만, 모두 떨어졌다.
1984년 10월 마침내 10번 도전 만에 부산시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교육을 거쳐 공무원 첫 정규 발령지는 부산시 동구 수정2동.
이후 신 씨는 창원시를 거쳐 김해시 6급 공무원으로 2021년 12월 37년 공직을 마감했다.
2005년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김해시지부 5대 지부장을 맡아 공무원 권익, 처우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신 씨는 "그때는 힘들었지만, 정년퇴직 후 되돌아보니, 공무원 생활 덕분에 인생 경험이 풍부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는 최근 '돼지 때려죽이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살벌하면서 자극적인 제목이다.
부제는 '어느 퇴직공무원의 이야기'.
이 책은 신 씨가 37년 지방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쓴 개인 분투기다.
돼지 살처분 동원, 제설, 김해 돗대산 중국 민항기 추락, 김해 한림면 수해 등 공직 수행 중 부딪쳐야 했던 굵직한 사건·사고와 말단 공무원으로서의 소소한 일상을 60여가지 에피소드로 엮었다.
65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꺼운 책이다.
글솜씨가 세련되거나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37년 공무원 생활을 솔직하게 담았다.
에피소드 중 하나인 '돼지 때려죽이기'는 10여년 전 한겨울 신 씨 등 김해시 공무원들이 구제역 돼지 살처분에 나섰던 이야기다.
그때 경험이 너무 강렬해 제목으로까지 썼다.
구제역 돼지 살처분 경험담은 이렇게 시작한다.
"총력 방제의 보람도 없이 2011년 1월에 마침내 우리 김해시에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뉴스에서만 보던 돼지 살처분 현장에 내가 직접 투입될 줄은 솔직히 생각지도 못했다.
"
2011년 1월, 김해시 주촌면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김해시청 각 부서에서 공무원들이 살처분 현장에 차출됐다.
신 씨 등 공무원들은 엄청나게 추운 겨울밤을 꼬박 새워가며 돼지 1천마리를 구덩이에 파묻어야 했다.
신 씨는 "지금이야 주사를 놓던가 전기충격으로 가축을 죽이거나 기절시킨 후 처리하는 매뉴얼이 잘 만들어져 있지만, 그때는 공무원들이 맨몸으로 달려들어 살아있는 돼지를 몽둥이로 두들겨 패고 구덩이로 밀어 넣어야 했다"고 말했다.
"어둠을 비추는 서치라이트, 돼지들의 비명과 몸부림, 밑에 깔린 동료를 밟고 올라서려는 돼지, 생석회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수증기로, 지옥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살처분 현장이 끔찍했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구제역 비상근무로 정신없던 신 씨는 불과 한 달 뒤 이번에는 폭설로 새벽 5시에 비상소집을 당해,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덤프트럭만 다섯 번을 타는 등 28시간 동안 꼬박 제설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점원, 막노동, 공장 등을 전전하다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1981년 10월부터 1년에 경남·부산·국가직 공무원에 3번씩, 3년 동안 무려 9번이나 공무원 시험을 쳤지만, 모두 떨어졌다.
1984년 10월 마침내 10번 도전 만에 부산시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교육을 거쳐 공무원 첫 정규 발령지는 부산시 동구 수정2동.
이후 신 씨는 창원시를 거쳐 김해시 6급 공무원으로 2021년 12월 37년 공직을 마감했다.
2005년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김해시지부 5대 지부장을 맡아 공무원 권익, 처우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신 씨는 "그때는 힘들었지만, 정년퇴직 후 되돌아보니, 공무원 생활 덕분에 인생 경험이 풍부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