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 주제로 8월 27일까지 '반짝반짝 빛나는' 전시 선보여
일상 채우던 자개의 영롱한 빛…전통·현대 공예품 한자리에
나전(螺鈿)은 전복이나 소라 등의 껍데기를 가공한 자개를 활용해 문양을 만드는 장식 기법이다.

물건을 담는 작은 함부터 가구, 소반 등 우리 생활 곳곳에 오색 영롱한 빛을 더하는 자개 장식과 공예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관람객이 유물을 살펴볼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 시설인 파주관 열린 수장고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이달 28일까지 펼쳐지는 '공예주간' 행사와 맞물려 공개한 전시는 자개가 주인공이다.

박물관이 소장한 나전칠기와 손대현 서울시 무형문화재 옻칠장의 작품 등 170여 점을 내놓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목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달과 별을 느낄 수 있다.

일상 채우던 자개의 영롱한 빛…전통·현대 공예품 한자리에
김덕용 작가가 표현한 '결-심현'은 나뭇결을 따라 자개 조각을 이어 붙여 별을 표현했다.

어두운 푸른빛 배경이 더해지면서 마치 별들이 따라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바로 옆에 놓인 손대현 장인의 '나전 건칠 달항아리'는 유려한 곡선에 나전 특유의 빛이 더해진 작품이다.

유물이 보관된 수장 시설 아래로는 다양한 종류의 함과 가구가 전시돼 관심을 끈다.

과거 조선미술품제작소 나전부에서 일했던 고(故) 김영주(1906∼1987) 장인이 자신의 혼례를 위해 만든 '자개 장생 무늬 혼수함',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명예 보유자였던 송방웅(1940∼2020) 장인의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소나무, 사슴, 불로초, 학 등 장수를 기원하는 무늬가 더해진 유물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황경선 학예연구사는 "자개로 꾸민 공예품은 한때 특정 계층만 쓸 수 있었던 귀한 물건이었으나, 시대가 지나면서 형태와 무늬도 다양해지고 많은 사람이 쓰는 물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일상 채우던 자개의 영롱한 빛…전통·현대 공예품 한자리에
전시에서는 과거와 전통을 기반으로 나전칠기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스피커 일부분을 천연 자개로 장식한 작품부터 자개 조각을 불규칙하게 배치한 트레이, 나무에 초록빛 자개를 더한 화병 등 다양한 재료와 방식을 활용한 공예품이 전시된다.

전시장 한편에는 1970∼1980년대 '필수품'이었던 자개장도 있다.

황 학예연구사는 "한때 집마다 꼭 가져야 할 가구로서 크게 유행한 품목이 자개장"이라며 "생활 공간이 바뀌면서 점차 사라졌지만 '할머니의 보물창고'로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개 장식은 우리 생활 곳곳에 반짝임을 더했고, 현대에 이르러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한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오색 영롱한 빛을 더하는 자개를 느끼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27일까지.
일상 채우던 자개의 영롱한 빛…전통·현대 공예품 한자리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