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그만두고 25조 자구책까지 내놓은 한전, 주가 반등할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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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늘(15일) 전기료 인상 결정 방침
한전, 누적적자 44.7조원 달해
엇갈린 전망…"수익성 개선" vs "당분간 박스권"
한전, 누적적자 44.7조원 달해
엇갈린 전망…"수익성 개선" vs "당분간 박스권"
정부가 2분기 전기료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최근 소폭 반등한 한국전력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1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만8000원대를 맴돌던 주가는 이달 들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관련 논의가 재점화된 영향에 소폭 올라 2만원에 다가섰다. 올해(1월 2일~5월 12일) 들어선 9.63%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0.69%임을 감안하면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정부는 지난 3월 말 2분기 요금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를 잠정 유보했다. 서민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재작년 말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상승에도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한 '역마진 구조'를 지속한 탓에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적자가 4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전은 2021년 5조8000억원, 2022년 32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6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상황이 좋아지긴커녕 점점 악화하자 지난 12일 한전은 파격적인 자구안을 내놨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한전 경영난에 대한 책임으로 자구안 발표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자구안만으로는 그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작년 말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까지 한전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올해에만 킬로와트시(kWh)당 51.6원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도권 '알짜 부동산'인 서울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와 서인천지사 등 전국 10개 사옥을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임직원 고통 분담에 대한 내용도 자구안에 담겼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10개 자회사의 부장급 이상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체 반납한다. 차장급은 임금 인상분의 절반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kWh 당 7~8원의 전기료 인상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정부와 국민의힘이 참석하는 당정협의회를 거쳐 결정되지만, kWh 당 8원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0원 이상의 '두 자릿수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겨울 '난방비 폭탄'을 겪은 당정이 냉방 수요가 높아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중폭 인상'을 단행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 1분기엔 kWh 당 13.1원을 올린 바 있다.
한전의 상황을 둘러싼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전기료 인상 폭보단 인상 자체가 의미가 있으며, 원자잿값 하락 등 원가 개선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직 반등을 기대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구책을 통한 비용 개선, 글로벌 원자재 가격 안정화, 신규 원전 가동 등 원가 개선 요인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선제적인 매수 전략이 필요하며, 유틸리티 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도 유지한다"고 말했다. 권덕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 규모가 크고 작은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요금 인상이 이루어 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부터 누적된 적자 규모가 44조7000억원에 달해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예정된 총선, 전력 소비량이 많아지는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는 것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충분한 전기요금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직 주가 반등을 점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고, 분기 및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은 커지고 있긴 하나 여전히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며 "가장 주된 이유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이슈"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2024년까지 주당 순자산(Book Value)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2만원 중반 수준의 적정 주가가 도출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2024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의 기대감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때까지는 박스권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1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만8000원대를 맴돌던 주가는 이달 들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관련 논의가 재점화된 영향에 소폭 올라 2만원에 다가섰다. 올해(1월 2일~5월 12일) 들어선 9.63%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0.69%임을 감안하면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정부는 지난 3월 말 2분기 요금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를 잠정 유보했다. 서민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재작년 말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상승에도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한 '역마진 구조'를 지속한 탓에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적자가 4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한전은 2021년 5조8000억원, 2022년 32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6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상황이 좋아지긴커녕 점점 악화하자 지난 12일 한전은 파격적인 자구안을 내놨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한전 경영난에 대한 책임으로 자구안 발표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자구안만으로는 그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작년 말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까지 한전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올해에만 킬로와트시(kWh)당 51.6원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도권 '알짜 부동산'인 서울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와 서인천지사 등 전국 10개 사옥을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임직원 고통 분담에 대한 내용도 자구안에 담겼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10개 자회사의 부장급 이상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체 반납한다. 차장급은 임금 인상분의 절반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kWh 당 7~8원의 전기료 인상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정부와 국민의힘이 참석하는 당정협의회를 거쳐 결정되지만, kWh 당 8원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0원 이상의 '두 자릿수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겨울 '난방비 폭탄'을 겪은 당정이 냉방 수요가 높아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중폭 인상'을 단행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 1분기엔 kWh 당 13.1원을 올린 바 있다.
한전의 상황을 둘러싼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전기료 인상 폭보단 인상 자체가 의미가 있으며, 원자잿값 하락 등 원가 개선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직 반등을 기대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구책을 통한 비용 개선, 글로벌 원자재 가격 안정화, 신규 원전 가동 등 원가 개선 요인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선제적인 매수 전략이 필요하며, 유틸리티 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도 유지한다"고 말했다. 권덕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 규모가 크고 작은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요금 인상이 이루어 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부터 누적된 적자 규모가 44조7000억원에 달해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와 예정된 총선, 전력 소비량이 많아지는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는 것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충분한 전기요금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직 주가 반등을 점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고, 분기 및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은 커지고 있긴 하나 여전히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며 "가장 주된 이유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이슈"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2024년까지 주당 순자산(Book Value)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2만원 중반 수준의 적정 주가가 도출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2024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의 기대감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때까지는 박스권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