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한식 인재 키운다"…'韓 르꼬르동블루' 만드는 CJ
CJ제일제당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식 전문 학교, 한국판 '르 꼬르동 블루'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K-푸드' 열풍을 중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한식 셰프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사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CJ제일제당은 2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한식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과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이 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농식품부와 CJ제일제당은 유망한 한식 셰프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술·정보 인프라를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국제요리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을 후원할 계획이다. 한식 팝업 레스토랑 운영, 한식명인과의 식자재 연구, 한식 파인다이닝 실습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특히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요리학교에서 다양한 국적의 셰프 지망생들이 한식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을 만들면 K푸드의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학교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한식 셰프를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 실장이 지난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정교화 작업을 거쳐 식품성장추진실 산하에 '한식245'라는 팀이 신설되고 이 실장 주도로 실행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국제 한식 전문학교’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미국 CIA, 이탈리아 ICIF처럼 한국에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준 높은 한식학교가 필요하다는 게 이 실장의 판단이다.

이 실장의 이 같은 인식은 아버지인 이 회장의 생각을 계승한 것이라는 게 CJ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회장은 "전 세계인이 일주일에 1~2회 이상 한식을 즐기게 하겠다"는 목표를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 실장은 이날 비전 발표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K-푸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전세계인이 한국 식문화를 배우는 한식전문학교 설립으로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생인 이 실장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상반기 CJ그룹에 입사했다. 입사 동기들과 입문교육을 받을 당시 아무도 그룹 오너 3세인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고 소탈하게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의 모태이자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지난해 1월 임원에 오르며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