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탠리·카일·잭슨도 각각 IT클러스터·의료단지·자족 시설로 바꿔
행안부 승인 후 본격 시동…반환 시기·오염 정화 관건

경기 의정부시가 반환 예정 미군기지에 물류단지 대신 디자인·IT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기존 개발 계획을 변경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의정부시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CRC)·스탠리·카일·잭슨 등 반환 미군기지 4곳의 개발 계획을 담은 공여지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을 지난달 경기도에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물류 대신 디자인"…의정부 미군 반환 CRC 개발계획 변경 추진
CRC에는 디자인 클러스터와 문화공원이, 캠프 스탠리에는 IT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것으로 각각 변경했다.

당초 의정부시는 전임 시장 때 이들 두 곳에 당시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을 추진한 'e-커머스(전자상거래)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단순 물류창고가 아니라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미국 '아마존'처럼 물류·판매망 등을 갖춘 대규모 산업단지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물류단지일 뿐"이라며 반대했다.

이에 김동근 시장은 후보 시절 계획 변경을 약속한 뒤 취임 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변경을 제안했다.

특히 CRC에 대해서는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 약 230동과 넓은 부지, 위치적 강점을 활용해 디자인센터, 디자인스쿨, 아트 플랫폼, 스포츠 레저 파크 등을 조성하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 카일에는 성모병원, 을지대병원 등과 연계한 바이오 첨단 의료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의정부시는 이를 백지화했다.

캠프 잭슨은 문화예술공원 대신 첨단산업과 자족 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물류 대신 디자인"…의정부 미군 반환 CRC 개발계획 변경 추진
이런 내용의 공여지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은 행정안전부가 승인해야 추진된다.

경기도는 4일 북부청에서 다른 시·군의 변경안과 함께 공청회를 연 뒤 내용을 보완해 행안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변경안은 미군기지별로 2026∼2030년 완공을 목표로 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반환 시기와 오염 정화다.

캠프 스탠리는 병력이 철수하고 기지를 관리하는 일부 인원만 남은 상태지만 미군 헬기 중간 급유지로 사용하면서 반환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민철(의정부을) 의원은 지난 달 24일 국방부 관계자를 만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면서 먼저 환경오염조사라도 먼저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염 정화에만 3∼6년 소요되기 때문이다.

CRC는 주한미군 제2사단 사령부가 주둔하다 2018년 평택으로 이전한 뒤 지난해 2월 반환돼 아직 오염조사가 진행 중이다.

2020년 말 반환된 캠프 잭슨은 2025년 9월까지 오염 정화가 진행된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과 도시 비전을 반영해 미군기지 개발 계획을 변경했다"며 "반환 시기가 관건인데 최대한 빨리 돌려받을 수 있도록 관계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