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딸' 세계대회 19년 만에 서울서 개최…문명 위기에 질문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 "비구니, 정의로운 일 앞장서야"(종합)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 본각스님은 "비구니이신 분들은 많이 사양하고 뒤로 물러서고 그러시는데 정의로운 일에는 우리가 먼저 앞장서야 하고 그것을 해내야 한다"고 27일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소재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불교 내 성평등을 위해 무엇이 나아져야 하느냐'는 물음에 "우리 스스로가 깨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본각스님은 비구니가 앞장서야 할 정의로운 일로 환경 문제, 젠더 문제, 폭력 문제, 검소한 생활 등을 거론했다.

그는 "당장 뭘 해결하겠다는 것은 좀 어려울 것"이라며 비구니계에서 생각하는 성평등을 위한 길은 "우리 역할을 끊임없이 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각스님은 전 세계 여성 불자가 중심이 돼 붓다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전파하는 행사인 '샤카디타 세계대회'가 올해 19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비구 스님들이 "비구니들이 그렇게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대회를 하는구나"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 "비구니, 정의로운 일 앞장서야"(종합)
올해로 18번째인 샤카디타 세계대회는 '위기의 세상 속에 깨어 있기'를 주제로 6월 23∼27일 서울 코엑스, 봉은사, 전국비구니회관 등에서 열린다.

샤카디타는 '붓다의 딸'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전국비구니회는 "문명과 작금의 세계정세가 얼마나 무상한 것인지를 뼈아프게 실감하고 보살핌과 자비의 미덕, 사회적으로 깬 의식을 지닌 새로운 여성 불자상을 정립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본각스님은 전쟁, 자연재해, 팬데믹 등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까'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불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자비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계기가 되도록 명상, 논문발표, 워크숍, 법문, 예불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소정의 비용을 내고 등록하면 성별·종교와 상관 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샤카디타 세계대회는 불교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에서 1987년 '여성수행자들'을 주제로 처음 개최됐다.

이후 대략 2년마다 열리면서 여성 불자들의 교류, 리더십 증진, 불교 내 성평등 실현 등을 추구하는 국제 행사로 자리잡았다.

서울에서는 '불교여성의 교육과 수행'을 주제로 2004년 제8차 대회가 열린 바 있다.

올해 행사는 전국비구니회와 샤카디타 코리아가 주관하며 봉은사, 문화체육관광부, 서울 강남구, 한국관광공사 등이 후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