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첫해부터 정상…"선수끼리 유대감 생겨"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구단 수뇌부 향한 감사도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를 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상식 감독은 '질책을 삼가는 지도방식'을 원동력으로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인삼공사는 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2위 창원 LG가 서울 SK에 69-74로 지는 바람에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뒤이어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인삼공사는 원주 DB를 76-71로 꺾고 올 시즌 정규리그 최강팀으로 우뚝 선 것을 자축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우승의 원동력이 뭐냐'는 취재진 질의에 "팀워크다.

처음에 '김상식 감독은 화도 많이 내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가 많았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대표팀 등에서 코치도 많이 해봤지만, 이제 다그치기보다는 칭찬하고 괜찮다고 해주는 게 맞다"며 "양희종이나 코치들이 중심을 잡아줘 선수들끼리 가족 같은 유대감이 생겼다.

경기 내외로 서로 믿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훈련량도 적다고 한다.

그는 "바로 뒷날 경기가 있거나 하면 연습을 많이 시키지 않는다.

쉴 사람은 쉬고, 보강 운동을 하고 싶으면 하게 한다"며 "운동을 쉰 적이 많다.

그런데 선수들도 그냥 쉬는 게 아니라 나와서 운동도, 슈팅도 한다"고 웃었다.

실제로 올 시즌 별다른 부상 없이 52경기를 치른 오세근도 김 감독의 지도방식을 지지했다.

오세근은 '우승의 원동력'을 묻는 질의에 "감독님께서 잘 쉬도록 신경을 많이 쓰신다.

선수들이 관리만 잘하면 된다"고 답했다.

선수들의 이런 평가처럼 김 감독은 부드러운 리더십 덕에 '덕장'으로 꼽힌다.

선수의 개성을 존중해 코트에서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게 만든다.

김영기 전 KBL 총재의 아들인 김 감독은 농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지만, 프로에선 2008∼2009년 대구 오리온스 사령탑을 지낸 것 외엔 코치나 감독대행을 주로 맡았다.

대행에서 감독으로 승진했던 오리온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팀을 오래 맡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다.

고양 캐롯으로 떠난 김승기 감독의 뒤를 이어 인삼공사의 지휘봉을 쥔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PO)에서도 자신의 지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시즌 막판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터라, PO에서 경쟁력이 염려되지 않냐는 질의에 김 감독은 "선수들 개별 장점이 있다.

선수들이 잘하는 것 위주로 하겠다"고 시원하게 답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슈팅 능력이 좋은 것 같으면 외곽포 위주로 공격해 (골밑으로) 돌파 등을 주문하겠다.

구체적인 건 다음 상대가 정해지면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을 믿고 따라준 선수뿐 아니라 구단 수뇌부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그는 "구단에서 정말 지원을 많이 해줬다.

덕분에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리그) 초반에 긴장도, 걱정도 많았다"며 "중반이 넘어가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이 붙었다.

나도 '정규리그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프로농구 사상 세 번째로 시즌 시작부터 종료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김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에 만족하지 않는다.

확실히 증명하려면 통합우승을 해야 한다"며 포부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