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코스피지수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여진 속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을 키웠다. 코스피지수는 2% 넘게 급락하며 2300선으로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는 4% 가까이 밀렸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61.63포인트(2.56%) 내린 2348.9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400선 밑으로 떨어져 지난 1월 10일(종가 2289.97)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5672억원, 228억원어치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홀로 638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일제히 내렸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1.67%)와 SK하이닉스(-3.8%)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2.66%), LG화학(-1.81%), 삼성SDI(-1.76%) 등 2차전지 관련주도 크게 내렸다. 현대차(-2.84%)와 기아(-3.17%), 네이버(-3.21%)와 카카오(-2.3%) 모두 2~3%대 약세를 띄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 가까이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30.84포인트(3.91%) 빠진 758.05를 가리켰다. 개인 혼자 5098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42억원, 26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3.2%), 셀트리온헬스케어(-2.89%), 엘앤에프(-3.81%) 등 코스닥 시총 상위단도 대체로 파란불을 켰다.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수혜 기대감이 커진 에코프로(2.63%)와 아직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에스엠(1.86%) 정도 올랐다.

업종단에선 은행주가 부진했다. JB금융지주(-5.43%)는 전일 대비 5% 넘게 하락했고, DGB금융지주(-4.91%), BNK금융지주(-4.02%), 하나금융지주(-3.86%), KB금융(-3.78%), 우리금융지주(-3.42%) 등 3~4%대 약세를 그렸다. 뉴욕증시에서 연쇄 파산 우려가 커진 금융주 급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여파가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의 장중 변동성은 제한적이었지만 외국인의 현·선물 매물 출회가 확대됐다"며 "특히 선물에서 외국인이 1조5000억원 이상 매도하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띄었다"고 부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오른 1311.1원에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28%, 0.15%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만 0.45% 올랐다. 정책당국의 예금 지원 정책에도 SVB발(發) 은행들 연쇄 파산 충격에 증시는 약세를 띄었지만, 중소형 은행들의 유동성이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 등에 증시는 장중 낙폭을 축소하며 안정을 찾았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