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4이닝 1피안타 무실점…타석에선 집중 견제 속 4출루
[WBC] 중국전 승리 견인한 오타니 "내일 한일전까지 분위기 이어갈 것"(종합)
"팀이 필요하다면, 투타 양쪽에서 모두 팀에 도움이 되겠다.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투타 겸업을 선언하며 이처럼 말한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약속을 지켰다.

오타니는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중국과 경기에 선발투수 겸 3번 타자로 출전했다.

마운드에서는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흠잡을 곳 없었고,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 1득점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오타니의 WBC 데뷔전은 화려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공만으로 중국 타선을 4회까지 공 49개로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은 이번이 4번째 WBC 출전인 중국계 미국인 레이 창을 상대로 던진 시속 100마일(약 161㎞)이다.

의외로 중국 타자들은 오타니의 빠른 공을 꾸준히 건드려 페어 타구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대부분 힘없이 굴러가다 내야수의 글러브에 걸렸다.

[WBC] 중국전 승리 견인한 오타니 "내일 한일전까지 분위기 이어갈 것"(종합)
중국 타선에서 오타니로부터 유일하게 안타를 뽑아낸 건 미국 독립 리그 출신의 내야수 양진이다.

2019년 미국 독립 리그에서 투수와 타자 양면에서 활약한 양진이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투타 겸업 선수 오타니로부터 안타를 뽑아낸 장면이 흥미롭다.

4회까지 마운드에서 임무를 마친 오타니는 이후에는 타자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오타니는 2회 2사 만루에서 땅볼로 아웃됐다.

1-0으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3회에는 직접 펜스 직격 2루타를 터트려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바깥쪽 낮은 공을 부드러운 스윙으로 밀어 펜스 상단을 맞혀 파괴력을 다시 증명했다.

6회 볼넷으로 출루한 오타니는 8회 선두타자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WBC] 중국전 승리 견인한 오타니 "내일 한일전까지 분위기 이어갈 것"(종합)
손쉽게 승리할 거로 예상했던 일본은 의외로 중국 마운드를 공략하는 데 애먹었다.

7회까지 4-1로 앞섰을 뿐이라 오타니의 4이닝 무실점과 2타점 활약이 없었다면 훨씬 어려운 경기를 할 뻔했다.

8회 우전 안타로 출루한 오타니는 야마다 데쓰토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5-1로 달아나는 득점을 냈다.

타자 일순해 8-1로 앞선 상황에서 다시 타석을 맞은 오타니는 마음먹고 장타를 노렸다.

홈런 한 방이면 콜드게임(5회 15점·7회 10점) 요건을 충족해 경기를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타니는 너무 힘이 들어간 탓인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WBC] 중국전 승리 견인한 오타니 "내일 한일전까지 분위기 이어갈 것"(종합)
오타니를 앞세워 중국을 8-1로 잡은 일본은 10일 오후 7시 한국과 같은 장소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오타니는 경기 후 그라운드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점수를 내주지 않는다는 각오로 던졌다"면서 "상대 팀인 중국도 멋진 야구를 하는 팀이라 중반까지 팽팽한 경기였다.

멋진 경기였다"고 승리에 기뻐했다.

이어 "내일(10일) 한일전까지 오늘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

다루빗슈 유가 선발로 나오니 (타석에서)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