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내한공연…히트곡 '헤븐' 등 열창
'영원한 청춘 록스타' 브라이언 애덤스와 80·90년대 추억여행
"오 씽킨 어바웃 올 유어 영거 이어스∼"(Oh thinkin' about all your younger years)
캐나다 출신 록스타 브라이언 애덤스의 히트곡 '헤븐'(Heaven)이 흘러나오자 장내에서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떼창이 터져 나왔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십수 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호소력을 지녔고, 중장년층 관객은 들뜬 표정으로 그와 함께 1980∼90년대 추억여행을 즐겼다.

바로 2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애덤스의 단독 내한공연에서다.

이번 공연은 1994년 첫 내한 이후 무려 29년 만이었다.

애덤스는 198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셀프 타이틀 앨범 '브라이언 애덤스'(Bryan Adams)로 데뷔한 이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기록한 '헤븐'을 비롯해 '서머 오브 '69'(Summer of '69), '섬바디'(Somebody) 등의 히트곡을 배출했다.

특히 1991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의적 로빈 후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 발표한 '(에브리씽 아이 두) 아이 두 잇 포 유'((Eveything I Do) I Do It For You)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6주 연속 1위, 미국 빌보드 '핫 100' 7주 1위를 기록하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애덤스는 이 곡으로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주제가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1993년 로드 스튜어트·스팅과 함께 발표한 영화 '삼총사' OST '올 포 러브'(All For Love)도 빌보드 '핫 100' 3주 1위를 차지했다.

애덤스는 이날 성경 속 천지창조에 빗대 "기타가 있으라"(Let There Be Guitar) 하는 외침과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1959년생으로 올해 64세인 그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검은 가죽 재킷에 스니커즈를 신고 직접 기타를 맨 채 '청춘 록스타' 같은 정정함을 과시했다.

애덤스는 싱가포르와 태국 방콕 등을 찾는 아시아 투어의 첫 방문지로 서울을 택했다.

관객은 공연 내내 환호와 박수, 그리고 떼창으로 이에 보답했다.

애덤스는 무대 좌우 끝을 오가며 구석 관객에게도 손을 흔들어 보이는 팬 서비스를 했고, 관객들은 스마트폰 불빛을 켜고 흔들며 호응했다.

그는 흥겨운 업템포곡 '유 빌롱 투 미'(You Belong To Me)를 부르기에 앞서 "다음 노래는 춤을 추는 노래"라며 "춤을 추면 여기 있는 카메라를 든 내 친구가 '최고의 춤꾼'을 찾아 스크린에 띄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관객들은 대거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췄고, 애덤스는 이를 보고 "훌륭한 춤이다.

계속 가자"며 흡족해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헤븐' 외에도 '(에브리씽 아이 두) 아이 두 잇 포유'나 '서머 오브 '69' 등 명곡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객석에서는 애덤스의 인기에 걸맞게 외국인 관객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애덤스도 객석을 둘러보고 신이 나 외쳤다.

"서울에 온 지 (햇수로) 30년이 됐더라고요.

이건 도저히 변명할 수 없겠네요.

하지만 오늘 밤에는 여러분을 위한 훌륭한 많은 음악이 준비돼 있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