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 실수 낚아챈 '서울맨' 임상협 "김기동 감독님, 축하해줘"
"김기동 감독님이 축하한다고 연락을 주셨네요.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이적생' 임상협은 팀의 2023시즌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은 2023시즌 개막일인 25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맞아 2-1로 이겼는데, 임상협이 전반 2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임상협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인천의 오른쪽 후방을 누볐다.

전반 16분 중앙 쪽으로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정동윤에게 반칙을 끌어냈고, 4분 후 같은 위치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천의 골문을 두드리던 임상협은 전반 29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감아 차 새 팀에서 첫 골도 만들어냈다.

임상협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 바깥쪽으로 향하다가 강하게 휘감기며 골망을 흔들었다.

임상협은 경기 후 "수비수가 발을 뻗었다.

그래서 그걸 피해서 차려고 했다"며 "아마 골키퍼도 수비수 때문에 (슈팅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2021년과 2022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각각 리그 11골 4도움, 8골 2도움을 올리며 이전의 침체를 떨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임상협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로 둥지를 옮겼다.

공교롭게도 임상협의 '서울 데뷔골'은 포항에서 함께 뛴 미드필더 신진호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인천으로 적을 옮긴 신진호가 후방에서 패스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낚아챈 임상협이 거침없는 슈팅으로 응징한 것이다.

신진호 실수 낚아챈 '서울맨' 임상협 "김기동 감독님, 축하해줘"
임상협은 "경기 끝나고 (신진호와) 따로 이야기한 건 없다"며 "그런데 지금 휴대전화를 보니까 김기동 감독님이 축하한다고 연락을 주셨다"고 웃었다.

포항을 이끄는 김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핵심이었던 신진호가 이적하는 도중 소통이 부족했다고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신진호도 지난 14일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일'의 측면에서 인천을 선택한 것에 대해 저를 욕하실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적으로는 감독님과의 정이 있기에 서운한 마음을 인정한다"며 "언제든 만나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상협은 서울로 이적하면서 과거 부산 아이파크 시절 함께했던 안익수 감독과도 재회했다.

안 감독과 김 감독 중 누가 훈련을 더 힘들게 시키는지 질문에 임상협은 고민도 없이 "포항에서 훈련이 훨씬 힘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내가 (안 감독님께) 제일 많이 혼난다.

오늘은 혼난 만큼 (경기력으로) 보답한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안 감독도 "임상협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간 새 팀에 적응하려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고 칭찬했다.

임상협은 "상대편 입장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뛸 때마다 정말 부러웠다.

선수들이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뛸 수 있다는 건 특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팀에서 오늘이 첫 경기지만 응원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그만큼 더 책임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서울 팬분들께 실망을 드리고 싶지 않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2만명이 넘는 관중(2만2천204명)이 찾았다.

신진호 실수 낚아챈 '서울맨' 임상협 "김기동 감독님, 축하해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