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오페라' 만드는 작곡가 마코버 "내 음악의 영감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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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기술 결합 통해 더 나은 미래 꿈꾸는 작곡가 겸 MIT 교수
내달 신작 '오버스토리 서곡' 한국 초연…"환경 파괴의 깊이, 음악으로 느끼길" 음악을 보고 만지는 것이 가능할까? 음악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환경 파괴를 멈추는 것은?
이 모든 질문에 '그렇다'는 믿음을 가지고 구현을 시도해 온 이가 있다.
전통적인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행보로 '음악적 공상가'(뉴욕타임스), '미국에서 가장 진일보한 작곡가'(로스앤젤레스 타임스)라는 평가를 받은 작곡가 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토드 마코버(70)가 그런 인물이다.
음악가이자 개발자, 과학자인 마코버 교수가 새로 작곡한 '오버스토리 서곡'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다음 달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의 협연으로 '오버스토리 서곡'을 선보이는 마코버 교수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음악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 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는 음악을 만드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오버스토리 서곡'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파워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마코버 교수가 창작 예정인 오페라의 전체 서사를 압축한 서곡이다.
한국 연주 단체인 세종솔로이스츠 강경원 총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된 공동 프로젝트로, 환경 파괴와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관한 소설 속 메시지를 음악으로 구현한다.
미국 출신 정상급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가 극 중 숲을 연구하는 식물학자 웨스터퍼드 역을 맡아 노래한다.
마코버는 "이번 서곡에서 연주자들은 숲이 되고 악기는 나무가 되어 '나무의 음악'을 들려준다"며 "나무의 음악과 조이스의 노래, 전자 악기들이 하나가 되어 우리가 지금 자연에 어떤 짓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관객이 느끼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코버는 MIT의 미디어 융합 기술연구소인 '미디어랩'에서 교수로 음악과 미디어를 연구하며 연구소 내 '미래의 오페라'(Opera of the Future) 연구 그룹도 함께 이끌고 있다.
선과 색상을 이용해 누구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작곡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고 뇌성 마비 환자들이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등 의료 기술과 음악을 결합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음악 관련 게임 개발부터 공상과학과 로봇을 주제로 오페라를 작곡하고 전 세계 도시와 화합을 주제로 한 '도시 교향곡'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음악과 다양한 분야의 접점을 끊임없이 창조해왔다.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컴퓨터 공학자 아버지를 둔 마코버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분야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했다.
어릴 때 도서관에 머무는 걸 너무 좋아해 어머니가 그를 안아서 데리고 나와야 했다고 한다.
마코버가 침대 옆에 쌓아뒀다는 책들은 한계가 없는 관심사를 보여준다.
"지금 제 침대 옆을 보면 놀랄 거에요.
에이브러햄 링컨에 관한 신작부터 고골의 고전 '죽은 혼', 동물의 행동과 지각에 관한 과학 서적, 창의력에 관한 책들, 그리고 곧 방문할 서울의 관광 가이드까지…가지각색의 책들이 쌓여있죠."
그의 다양한 관심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간' 그리고 '음악'이다.
"제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음악을 통해 돕는 일입니다.
제가 읽고 배우는 모든 것들 사이에는 항상 연결점이 있죠. 그렇기에 저는 사람들 간에 점점 골이 깊어지는 지금 시대에도 연결이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 음악의 영감입니다.
"
그는 '오버스토리 서곡'의 주제인 환경 문제도 과학과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환경 파괴의 깊이를 직접 느껴야 하고, 세상을 보는 기존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그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해요.
예술, 특히 음악이 이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환경을 듣고, 음악으로 직접 체험하는 것으로요.
진정한 변화는 과학과 기술적 논의를 넘어야 가능합니다.
"
그가 음악을 매개로 이루고 싶은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지금 관심사는 인공지능과 질병, 음악을 통한 국제적 협력입니다.
국제 사회가 암울하고 위험하게 분열된 지금 시기에 이해와 상호 연결을 늘리는 것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습니다.
"
/연합뉴스
내달 신작 '오버스토리 서곡' 한국 초연…"환경 파괴의 깊이, 음악으로 느끼길" 음악을 보고 만지는 것이 가능할까? 음악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환경 파괴를 멈추는 것은?
이 모든 질문에 '그렇다'는 믿음을 가지고 구현을 시도해 온 이가 있다.
전통적인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행보로 '음악적 공상가'(뉴욕타임스), '미국에서 가장 진일보한 작곡가'(로스앤젤레스 타임스)라는 평가를 받은 작곡가 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토드 마코버(70)가 그런 인물이다.
음악가이자 개발자, 과학자인 마코버 교수가 새로 작곡한 '오버스토리 서곡'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다음 달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의 협연으로 '오버스토리 서곡'을 선보이는 마코버 교수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음악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게 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는 음악을 만드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오버스토리 서곡'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 리처드 파워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마코버 교수가 창작 예정인 오페라의 전체 서사를 압축한 서곡이다.
한국 연주 단체인 세종솔로이스츠 강경원 총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된 공동 프로젝트로, 환경 파괴와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관한 소설 속 메시지를 음악으로 구현한다.
미국 출신 정상급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가 극 중 숲을 연구하는 식물학자 웨스터퍼드 역을 맡아 노래한다.
마코버는 "이번 서곡에서 연주자들은 숲이 되고 악기는 나무가 되어 '나무의 음악'을 들려준다"며 "나무의 음악과 조이스의 노래, 전자 악기들이 하나가 되어 우리가 지금 자연에 어떤 짓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관객이 느끼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코버는 MIT의 미디어 융합 기술연구소인 '미디어랩'에서 교수로 음악과 미디어를 연구하며 연구소 내 '미래의 오페라'(Opera of the Future) 연구 그룹도 함께 이끌고 있다.
선과 색상을 이용해 누구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작곡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고 뇌성 마비 환자들이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등 의료 기술과 음악을 결합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음악 관련 게임 개발부터 공상과학과 로봇을 주제로 오페라를 작곡하고 전 세계 도시와 화합을 주제로 한 '도시 교향곡'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음악과 다양한 분야의 접점을 끊임없이 창조해왔다.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컴퓨터 공학자 아버지를 둔 마코버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분야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했다.
어릴 때 도서관에 머무는 걸 너무 좋아해 어머니가 그를 안아서 데리고 나와야 했다고 한다.
마코버가 침대 옆에 쌓아뒀다는 책들은 한계가 없는 관심사를 보여준다.
"지금 제 침대 옆을 보면 놀랄 거에요.
에이브러햄 링컨에 관한 신작부터 고골의 고전 '죽은 혼', 동물의 행동과 지각에 관한 과학 서적, 창의력에 관한 책들, 그리고 곧 방문할 서울의 관광 가이드까지…가지각색의 책들이 쌓여있죠."
그의 다양한 관심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간' 그리고 '음악'이다.
"제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음악을 통해 돕는 일입니다.
제가 읽고 배우는 모든 것들 사이에는 항상 연결점이 있죠. 그렇기에 저는 사람들 간에 점점 골이 깊어지는 지금 시대에도 연결이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 음악의 영감입니다.
"
그는 '오버스토리 서곡'의 주제인 환경 문제도 과학과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환경 파괴의 깊이를 직접 느껴야 하고, 세상을 보는 기존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그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해요.
예술, 특히 음악이 이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환경을 듣고, 음악으로 직접 체험하는 것으로요.
진정한 변화는 과학과 기술적 논의를 넘어야 가능합니다.
"
그가 음악을 매개로 이루고 싶은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지금 관심사는 인공지능과 질병, 음악을 통한 국제적 협력입니다.
국제 사회가 암울하고 위험하게 분열된 지금 시기에 이해와 상호 연결을 늘리는 것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