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뭉이' 김주환 감독 "미장센보다 강아지 안전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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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반려견 생각하며 집필…메시지와 웃음 같이 전하려 노력"
영화 '멍뭉이'의 시작은 김주환 감독의 반려견 루니와 레이였다.
김 감독은 10여 년을 함께하다 세상을 떠난 두 강아지를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자매였던 루니와 레이는 주인공 민수(유연석 분)가 오랫동안 함께했던 반려견, 진국(차태현)이 작은아버지로부터 돌봄을 부탁받은 강아지의 이름으로 각각 영화 속에 남게 됐다.
17일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주환 감독은 루니·레이 이야기가 나오자 휴대폰을 꺼내 저장된 사진을 보여줬다.
해맑은 얼굴을 하고 나란히 선 두 강아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옅은 미소를 띤 채 "얘가 루니고 얘가 레이"라며 한 마리씩 가리켰다.
김 감독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상업영화로 만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청년경찰'은 잘됐지만 '사자'는 그렇지 않았잖아요.
그 과도기에서 '대체 나는 뭘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어떤 걸 쫓아가든 장단이 있더라고요.
중요한 건 저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낫게, 좋게 만들어보자'는 거였죠." '멍뭉이'는 결혼을 앞둔 민수가 강아지 침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예비 신부 때문에 루니의 새 가족을 찾아 나서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민수의 사촌 형 진국은 용돈벌이를 위해 민수를 돕겠다고 나서지만, 유기견들이 처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청년경찰'도 그렇고,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잖아요.
오히려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청년경찰'을 본 누군가는 불의를 보고 좋은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멍뭉이'를 본 누군가는 믹스견을 입양할 수도 있죠. 그게 1명이든 100명이든 허구의 이야기가 그런 행동을 이끄는 순간 작품에 대단히 큰 의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
김 감독은 민수와 진국이라는 두 인물에 대해 "한 사람은 오래 강아지를 키웠고 다른 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며 "이 작품이 반려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없는 분이나 너무 오래전에 키워서 기억이 멀어진 분들도 공감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반려인 입장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가 다른 분들께는 새로울 수도 있으니 그 질량을 계속 고민하며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
민수와 진국은 루니의 새 반려인을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여러 사람을 만난다.
누군가는 아이의 정서 발달을 위해, 누군가는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강아지를 키우고자 한다.
세상을 떠난 반려견의 빈자리를 대체할 아이를 찾는 사람도, 버려진 강아지들을 돌보면서도 현실에 부딪히며 쌓인 패배 의식에 짓눌린 유기견 보호소장도 있다.
각각의 관계가 전하는 메시지는 김 감독 특유의 유머코드와 함께 그려졌다.
그는 "교훈이 교훈처럼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에게 약을 먹일 때 시럽을 잘 넣어야 하듯 웃음과 함께 (메시지를) 전하려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는 민수·진국과 함께 제주도로 향하는 견공 여덟 마리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강아지가 등장한다.
김 감독은 현장이 어땠는지 묻자 "제가 원하는 아름다운 미장센보다 강아지들의 행복과 안전을 중시하며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햇살 쨍쨍한 날 강아지들이 뛰노는 것을 찍고 싶어도 직사광선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잖아요.
그럼 어쩔 수 없죠. 포기해야죠. 유기견이 위협받는 장면도 어쩔 수 없이 넣어야 했는데, 목에 채워진 쇠사슬은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어요.
큰 소리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후반작업에서 따로 입혔습니다.
"
두 경찰대생의 우정과 성장을 유쾌하게 그려낸 '청년경찰'로 상업영화 데뷔를 마친 김 감독은 이듬해 격투기 선수와 구마 사제가 악에 맞서 싸우는 오컬트 영화 '사자'(2018)를 선보였다.
내달 1일 개봉하는 '멍뭉이' 이후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장르는 달라도 저는 사람들이 만나서 세상을 바꾸거나 장애물을 넘는 구조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서 "이게 제 한계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의지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여전히 그걸 믿고 (작업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영국 배우 앤디 서키스가 설립한 제작사와 함께 드라마 '요괴전'을 만든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모든 걸 열고 흡수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작품을 만들어봤는데, 제 범주 밖에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더 좋은 그림을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는 좋은 작가의 글을 연출해보고 싶기도 하고, 12부작 드라마도 해보고 싶고, 뮤직비디오도 찍고 싶어요.
저 자신을 확장해 나가려 합니다.
"
/연합뉴스
김 감독은 10여 년을 함께하다 세상을 떠난 두 강아지를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자매였던 루니와 레이는 주인공 민수(유연석 분)가 오랫동안 함께했던 반려견, 진국(차태현)이 작은아버지로부터 돌봄을 부탁받은 강아지의 이름으로 각각 영화 속에 남게 됐다.
17일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주환 감독은 루니·레이 이야기가 나오자 휴대폰을 꺼내 저장된 사진을 보여줬다.
해맑은 얼굴을 하고 나란히 선 두 강아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옅은 미소를 띤 채 "얘가 루니고 얘가 레이"라며 한 마리씩 가리켰다.
김 감독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상업영화로 만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청년경찰'은 잘됐지만 '사자'는 그렇지 않았잖아요.
그 과도기에서 '대체 나는 뭘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어떤 걸 쫓아가든 장단이 있더라고요.
중요한 건 저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낫게, 좋게 만들어보자'는 거였죠." '멍뭉이'는 결혼을 앞둔 민수가 강아지 침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예비 신부 때문에 루니의 새 가족을 찾아 나서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민수의 사촌 형 진국은 용돈벌이를 위해 민수를 돕겠다고 나서지만, 유기견들이 처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청년경찰'도 그렇고,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잖아요.
오히려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청년경찰'을 본 누군가는 불의를 보고 좋은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멍뭉이'를 본 누군가는 믹스견을 입양할 수도 있죠. 그게 1명이든 100명이든 허구의 이야기가 그런 행동을 이끄는 순간 작품에 대단히 큰 의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
김 감독은 민수와 진국이라는 두 인물에 대해 "한 사람은 오래 강아지를 키웠고 다른 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며 "이 작품이 반려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없는 분이나 너무 오래전에 키워서 기억이 멀어진 분들도 공감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반려인 입장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가 다른 분들께는 새로울 수도 있으니 그 질량을 계속 고민하며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
민수와 진국은 루니의 새 반려인을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여러 사람을 만난다.
누군가는 아이의 정서 발달을 위해, 누군가는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강아지를 키우고자 한다.
세상을 떠난 반려견의 빈자리를 대체할 아이를 찾는 사람도, 버려진 강아지들을 돌보면서도 현실에 부딪히며 쌓인 패배 의식에 짓눌린 유기견 보호소장도 있다.
각각의 관계가 전하는 메시지는 김 감독 특유의 유머코드와 함께 그려졌다.
그는 "교훈이 교훈처럼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에게 약을 먹일 때 시럽을 잘 넣어야 하듯 웃음과 함께 (메시지를) 전하려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는 민수·진국과 함께 제주도로 향하는 견공 여덟 마리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강아지가 등장한다.
김 감독은 현장이 어땠는지 묻자 "제가 원하는 아름다운 미장센보다 강아지들의 행복과 안전을 중시하며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햇살 쨍쨍한 날 강아지들이 뛰노는 것을 찍고 싶어도 직사광선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잖아요.
그럼 어쩔 수 없죠. 포기해야죠. 유기견이 위협받는 장면도 어쩔 수 없이 넣어야 했는데, 목에 채워진 쇠사슬은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어요.
큰 소리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후반작업에서 따로 입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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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경찰대생의 우정과 성장을 유쾌하게 그려낸 '청년경찰'로 상업영화 데뷔를 마친 김 감독은 이듬해 격투기 선수와 구마 사제가 악에 맞서 싸우는 오컬트 영화 '사자'(2018)를 선보였다.
내달 1일 개봉하는 '멍뭉이' 이후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장르는 달라도 저는 사람들이 만나서 세상을 바꾸거나 장애물을 넘는 구조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서 "이게 제 한계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의지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여전히 그걸 믿고 (작업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영국 배우 앤디 서키스가 설립한 제작사와 함께 드라마 '요괴전'을 만든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모든 걸 열고 흡수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작품을 만들어봤는데, 제 범주 밖에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더 좋은 그림을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는 좋은 작가의 글을 연출해보고 싶기도 하고, 12부작 드라마도 해보고 싶고, 뮤직비디오도 찍고 싶어요.
저 자신을 확장해 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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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