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소환된 ADC..삼성·롯데·SK "우리도 투자" [IPO 프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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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IPO 프리보드시간입니다.
최근 바이오업계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업계에서도 ‘항체 약물 접합체’로 알려진 ADC분야에 대한 진출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ADC’ 다소 어려운 내용인데 ADC가 무엇이고, 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 약물 접합체, 어려운 용어입니다.
쉽게 설명드리죠.
볼링장에서 볼링 선수와 볼링공, 볼링핀이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여기서 볼링 선수는 항체, 볼링 공은 약물, 볼링 핀은 암세포로 정의해 봅니다.
이 달 초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올해 화두로 M&A와 mRNA, ADC를 꼽았습니다.
ADC는 로슈가 지난 2013년 미국 FDA와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유방암치료제인 캐사일라(성분 트라스트주맙 엠탄신)의 허가를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ASCO에서 ‘엔허투’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GSK를 비롯해 MSD, 일라이 릴리, 얀센(J&J 자회사), 암젠 등 세계 10대 제약사들이 ADC와 관련된 기술이전 투자에 나섰습니다.
일라이 릴리가 ADC 2세대 선두주자인 미국 이뮤노젠과 캄프토테신(Camptothecin) ADC 플랫폼 적용 후보물질 발굴에 17억 달러, GSK가 머사나(Mersana)와 14억 6천만 달러, MSD가 중국 쓰촨 켈룬 (Sichuan Kelun)과 14억 7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암젠이 우리나라 레고켐바이오와 최대 12억 4,700만 달러, 얀센이 머사나(Mersana)와 10억 4천만 달러의 신약후보물질 ADC에 대한 기술수출 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앵커> 앞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기술이전 거래가 활발했던 이유로 ‘엔허투’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개발한 2세대 ADC 전이성 유방암, 위암 치료제입니다.
양사는 지난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스코(ASCO)에서 허가후 글로벌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의약품을 복용하는 동안 종양의 크기가 변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의 중간값)에서 엔허투는 9.9개월을 기록, 화학요법 치료군 4.8개월에 비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0%까지 감소시켰습니다.
또, 2차 평가변수인 전체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환자가 치료 시작 후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의 중간값)에서 엔허투는 23.4개월로 화학요법군의 16.8개월과 비교해 사망 위험을 36% 낮췄습니다.
특히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허셉틴과 퍼제타로 치료할 수 없는 ‘HER2 저발현군’ 유방암 환자에서도 효과를 입증하면서 새로운 치료옵션이 된 것입니다.
결국 엔허투의 임상결과 발표가 ADC 재조명에 대한 도화선이 된 것입니다.
<앵커> 다국적 제약사들의 ADC에 대한 기술수출 거래가 활발했던 이유를 들어 봤는데,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해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한 것 같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도 ADC 시장 진출을 선언했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달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ADC 관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요.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ADC 공장을 착공해 2024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며 " 삼성물산과 함께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펀드를 통해 올해 1분기 ADC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추진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항체, 항암제, 링커 보유기업이 이의 결합을 요청하면 개발한 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중”이라며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ADC 생산설비를 들여와 내년 상반기 가동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5일에는 셀트리온이 영국 ADC 신약개발업체인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1년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영국 익수다에 총 4,700만 달러를 지분 투자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당시 투자금의 절반을 투자한 후, 특정 개발 단계, 즉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나머지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영국 익수다는 지난 2020년부터 레고켐바이오와 ADC를 활용한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2조 3,847억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 3건을 체결한 회사입니다.
셀트리온과 영국 익수다 그리고 레고켐바이오가 기술수출과 지분 투자 등으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암젠과 5개의 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ADC 항체 원천기술 개발과 관련해 최대 12억 4,7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이전 계약(로열티 별도)을 체결했습니다.
<앵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들의 ADC 관련 투자와 개발 동향을 살펴 봤는데, ADC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은 어떤 곳이 있나요?
<기자> ADC 플랫폼을 개발중인 국내 바이오기업은 피노바이오와 앱티스, 오름테라퓨틱스 정도가 꼽히고 있습니다.
피노바이오는 캄프토테신 기반의 테칸 계열 약물과 링커가 적용해 고형암의 효능을 높이는 3세대 ADC기술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IMM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에스티팜 등이 투자했으며, 지난해 10월 셀트리온과 최대 15개 타깃에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에 따르면, 피노바이오는 모든 옵션이 실행될 경우 총 12억 4,28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이전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피노바이오는 지난 2021년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후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지난해 11월 기술성 평가를 재신청했고, 오늘 통과했습니다.
앱티스는 글로벌 CDMO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 관계인 스위스 론자와 차세대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앱티스는 론자가 고객사에게 ADC 신약 위탁 개발이나 생산을 의뢰할 때 앱티스의 기술 적용을 제안할 계획이기에 기술 채택시 로열티를 받게 됩니다.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기간 당시 SK그룹이 진행했던 SK바이오나이트에 잠재적 파트너십 대상자로 초청됐습니다.
이로 인해 바이오업계에서는 SK그룹의 신약개발 중추인 SK바이오팜이 오름테라퓨틱스에 향후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재준 선임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