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용노동부가 내일부터 노사 부조리 온라인 신고센터를 열어 노조와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습니다.

노조의 '깜깜이 회계'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고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이어져 온 불합리한 노사 관행 역시 개선하겠다는 건데요.

노동개혁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노동계의 반발 또한 커지고 있어 노정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0년 3월, 울산의 한 대기업의 노조 간부는 조합비 7,500만원을 도박과 유흥비와 같은 개인용도로 쓰다 적발됐습니다.

이 간부는 노조 계좌를 자신의 계좌 5개로 변경해 조합비를 무단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 7월엔 서울의 한 아파트 시공현장에서 두 노조가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다 폭행 사건이 벌어졌고 상대 조합원 채용 반대 시위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노조의 불법적인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합니다.

[이정식 / 고용노동부 장관 : 정부는 노사의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고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합리적 노사관계로 나아가는 첫 걸음으로 1월 26일부터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합니다. 신고센터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묵인된 문제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내에 만들어지는 신고센터에서는 다른 노조의 조합 활동을 방해하거나 채용을 강요하는 행위, 노조 재정을 부정으로 사용하는 행위 등에 대한 사례를 접수 받습니다.

신고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이 즉시 조사에 나서는데, 심각하게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이 되면 수사와 근로감독을 통해 사법조치하게 됩니다.

또한 정부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원금을 포함한 고용·노동 분야 비영리민간단체의 보조금 부정 수급에도 칼을 빼들었습니다.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수급액을 즉시 반환하도록 하고 부정 청구 금액에 대해선 최대 5배의 제재부가금을 물리는 등 처벌 수위도 높였습니다.

이렇듯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와 법 집행에 가속도가 붙었지만,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노동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

국내 제1노조, 한국노총은 강성 집행부가 키를 잡으며 윤석열정부 노동개혁 저지 의지를 드러냈고, 민주노총은 당장 5월 노동자 총궐기와 7월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김동만 / 전 한국노총 위원장(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이사장) : 건설노조 현장은 부조리가 많아서 법적으로 조치해야 하는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전체 노동계를 부패 세력으로 모는 건 노동계가 수긍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정부가 노사정 대화를 할 자세도 전혀 돼 있지도 않아 (사회적 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김동명 신임 한국노총 위원장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정부가 하루빨리 대화의 청사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노조부패 뿌리뽑기 '속도전'...깊어지는 노정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