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야구대표팀' 소신 발언, 거센 역풍에 직면
한국 야구대표팀과 관련한 추신수(41·SSG 랜더스)의 소신 발언이 팬들의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현재 자택이 있는 미국 텍사스주에 머무는 추신수는 최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SSG에서 프로 인생 처음으로 우승한 뒷얘기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구성 등과 관련한 생각을 밝혔다.

유튜브로 올라온 추신수의 인터뷰는 24일 현재 조회수 1천300개를 찍었다.

한국의 야구팬들도 설 연휴 기간 언론 등으로 추신수의 발언을 접했다.

그러나 반응은 썩 좋지 않다.

추신수는 국제 대회에 새 얼굴이 많은 라이벌 일본을 거론하며 사견을 전제로 이번 WBC 대표 선발 때 당장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문동주(한화 이글스)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은 기량과 별도로 과거 고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 가해 이력 때문에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문동주는 실력에서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추신수는 안우진이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이와 관련한 징계도 받았는데도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면서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우진처럼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후배를 위해 선배들이 나서야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발언이 팬들의 정서를 거스른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팬들에게 과거 잘못의 용서를 구했지만, 확실하게 일을 매듭짓지 못한 탓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과 WBC 기술위원회는 야구 외적인 문제로 대표팀이 흔들릴 가능성을 원천 배제하고자 고심 끝에 안우진을 발탁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유명 스포츠 스타들의 '학폭' 이력에 팬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 정서상 안우진의 대표팀 승선은 애초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대스타로 성장하고 KBO리그에서도 2년을 뛴 추신수가 이런 국내 분위기에 어긋나는 발언을 하자 팬들은 유튜브 댓글창 등에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이 낳은 MLB 스타 추신수의 진중한 발언과 통 큰 기부는 한국프로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추신수가 원정팀 선수를 배려하지 않는 잠실야구장의 열악한 로커와 샤워 시설을 비판하자 1년 후 시설을 대폭 개선한 점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야구 경기 외적인 일로 뜨거울 때가 많은 한국프로야구의 특성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은 듯한 이번 발언에는 팬들이 회초리를 든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