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두 번째로 높다. 이 중 여유로운 노후를 맞이한 사람들의 비중은 어떨까.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55~79세 고령인구가 올해 37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생활비 등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부 노후 생활비로 월평균 216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조사된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이다. 평균치로만 계산해봐도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나라 노인의 약 80%가 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인 대다수가 집은 있지만 당장 쓸 생활비는 부족한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이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금융상품으로, 만 55세 이상 고령층이 주택을 담보로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처럼 받아 노후 생활자금으로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주거가 보장되는 동시에 연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노후 버팀목으로 각광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 종신보험'
한국에서는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할 때 사망 보장에 대한 계약이 해지될 뿐만 아니라 해지환급금을 기준으로 향후 지급될 연금액이 책정돼 넉넉한 노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국내에서 종신보험에 ‘역모기지’ 기능을 결합한 상품이 최초로 출시됐다. 집이 아닌 사망 보험금을 담보로 매월 일정액을 평생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처럼 연금으로 전환하더라도 사망 보장 기능이 사라지지 않는다. 미리 받은 역모기지 원리금을 전액 상환만 하면 처음에 약속받은 사망 보험금으로 복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경제 활동기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남은 가족을 지켜주고 노후에는 사망 보험금을 담보로 생활 자금을 평생 지급받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내 집에서 그대로 살면서 노후 생활비를 받는 주택연금처럼 역모기지 종신보험도 가족의 울타리이자 노후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김성태 푸르덴셜생명 WM스타자문단 책임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