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강원도 삼척시 대덕산에 위치한 「삼척 흥전리사지(三陟 興田里寺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28일 지정했다.

삼척시 도계읍 대덕산 깊은 골짜기에 있는 「삼척 흥전리사지」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고려전기까지 법등을 이어간 대형 사찰로서, 탑과 금당을 갖춘 예불영역과 상중하 3단의 승원영역으로 공간을 나눈 다원식 산지가람이다.

「삼척 흥전리사지」는 1995년 석탑, 고승비편 등이 발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특히 사지에 흩어져 있던 삼중기단의 삼층석탑재는 2003년 정밀지표조사 후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후 문화재보호기금의 지원을 받아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가 실시한 “폐사지 기초조사사업”을 계기로 사지의 중요성이 재조명되었고, 문화재청·불교문화재연구소가 주도하여 2014년부터 2017년에 걸쳐 “중요폐사지 시·발굴조사”를 시작하였다. 조사성과에 주목한 삼척시(시장 박상수)에서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조사를 지원하였으며, 2018·2022년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조사 성과와 의의, 보호·관리·활용 방안 등을 발표하였다.

2014년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9차에 걸쳐 시·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척 흥전리사지는 탑과 금당 추정지가 있는 예불 영역과 생활 공간이 포함된 승원 영역이 분리된 다원 구조로 밝혀졌다. 특히 동-서로 축조된 대형 석축 위에서는 건물지 19동과 석탑지, 초석 등 통일신라~고려에 걸친 유구와 유물이 다수 상당히 격이 높은 사찰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불 영역에 있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석탑 중에서도 그 사례가 드문 삼층기단을 갖추고 있다. 주불전지는 독특한 형태의 가구식 기단을 갖추고 있을 뿐만아니라, 좌우에 건물을 덧붙여 한층 권위를 더하였다. 상·중·하 3단으로 구성된 승원 영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구들 시설을 갖춘 승당, 방장, 고원 등 선사들의 생활과 수행을 위한 공간들이 확인되어, 산지가람과 선종가람의 특징을 동시에 살필 수 있다. 이와 같이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확인된 다양한 유구들은 금당 및 탑이 있는 예불 영역 중심의 고대가람이 선종가람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단계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매우 중요하다.

9차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는 특히 완벽한 형태의 청동정병 2점, 인주까지 함께 남아 있는 인주함, 금동번 투조장식판, 금동사자상 등 지금까지 사찰 유적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유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출토되어 이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출토된 ‘국통(國統)’·‘대장경(大藏經)’명 비편, ‘범웅관아(梵雄官衙)’명 청동관인은, 흥전리사지가 당대 최고의 스님인 국통과 그 문도들이 운영한 통일신라후기~고려전기 강원도 동부 지역의 유력한 선종사원이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삼척 흥전리사지」는 그동안 문헌으로만 확인되던 신라 승관제도를 유구와 유물을 통해 실증한 유적이다. 지방 지배력 강화와 지방 세력 견제를 위한 통일신라의 통치 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삼척 흥전리사지」는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 불교사 연구에 있어 한 획을 그은 유적이라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본 유적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은 통일신라~고려시대 불교미술의 뛰어난 예술성과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며, 다원식 공간 배치와 다양한 형태 및 시설을 갖춘 건물지들은 고대 산지 가람에 대한 새로운 사례를 제시하여 미술사·불교건축사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명문(銘文) 기와나 비편(碑片) 중에서는 사명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유물이 출토되지 않아, 「삼척 흥전리사지」를 지정 명칭으로 정하였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적극 행정으로 강원도와 삼척시, 대한불교 조계종단과 협력하여「삼척 흥전리사지」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붙임 1. 사적 지정 개요.

2. 사진 자료. 끝.
'삼척 흥전리사지' 사적 지정 관련
삼척 흥전리사지 사적 지정 보도자료.z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