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는 하나의 생명체란 것을 보여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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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arte필하모닉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
(6) 차웅과 심준호
드보르자크의 대표곡 총망라
'카니발 서곡'으로 무대 열어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절정
앙코르 '슬라브 무곡 8번' 마무리
차웅, 명료하고 역동적인 지휘
에너지 넘친 심준호의 첼로
한경아르떼필과의 호흡 빛나
(6) 차웅과 심준호
드보르자크의 대표곡 총망라
'카니발 서곡'으로 무대 열어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절정
앙코르 '슬라브 무곡 8번' 마무리
차웅, 명료하고 역동적인 지휘
에너지 넘친 심준호의 첼로
한경아르떼필과의 호흡 빛나
2022년은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 기획 공연을 통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우리 시대의 뛰어난 지휘자 및 출중한 독주자들과 함께 다양한 고전 레퍼토리 연주 경험을 쌓으며 음악적인 깊이를 더했다. 관객들은 그렇게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한국 관현악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의 여섯 번째 공연은 올 한 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거둔 성과를 보여주는 음악회였다. 공연을 이끈 차웅은 세계적 권위의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지휘 콩쿠르에서 2017년 ‘1등 없는 2등’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지휘자다. 그동안 서울시향의 퇴근길 콘서트를 전담했고, 국내 유명 관현악단 객원 지휘와 여러 음악제의 초청 연주로 국내 관객과 만났다. 협연자로 나선 첼리스트 심준호는 서울시향 첼로 수석을 지냈고, 독주자와 실내악 연주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준비한 프로그램은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후기 대표작들이다. 드보르자크는 이들 작품에서 민속적인 특징을 구성하는 음악적 요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민속 음악과 연결하는 보편성을 지향했다. 이것이 오늘날 드보르자크 음악이 연주자와 클래식 청중 모두에게 크게 환영받는 이유일 것이다.
공연은 체코의 카니발 풍경을 활기차게 표현한 ‘카니발 서곡’으로 시작됐다. 차웅과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화려한 음향으로 이 곡의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목관 파트의 다채로운 앙상블이 매력적이었고, 전체 오케스트라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다이내믹(셈여림)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장면은 극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이어지는 ‘첼로 협주곡’에서 관현악은 초반에 다소 소극적인 반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지만 2악장에서 독주와 균형을 이뤘고, 3악장에서는 음악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우뚝 섰다. 심준호의 첼로 독주는 완성된 기교로 민첩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연주를 들려줬다. 무대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차원을 넘어 관객에게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특히 3악장에서는 과감해진 관현악과 어우러져 환희에 찬 마무리를 이끌었다. 심준호는 앙코르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사라방드를 연주했다. 정적이 흐르는 콘서트홀에 나 홀로 울리는 첼로 선율과 화음은 감동 그 자체였다.
후반부에 연주한 ‘교향곡 9번-신세계로부터’는 1892년 미국으로 건너간 드보르자크가 흑인 영가와 미국 인디언 민요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차웅과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모든 선율에서 친숙함과 숭고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지휘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오케스트라의 단합된 앙상블이 돋보였다.
오케스트라는 여러 악기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로서 호흡했다. 목관 앙상블은 각 악기의 음색이 뚜렷하면서도 매우 조화로웠다. 금관 앙상블은 화려하고 웅장한 팡파르로 청중을 압도했다. 현악 앙상블은 여러 악기가 하나의 소리를 내는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앙코르는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g단조 8번’. 생명과 희망의 에너지로 가득했던 교향곡 9번의 마지막 감성을 잇는 연주였다.
송주호 음악칼럼니스트
지난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을 이끄는 음악가 시리즈’의 여섯 번째 공연은 올 한 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거둔 성과를 보여주는 음악회였다. 공연을 이끈 차웅은 세계적 권위의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지휘 콩쿠르에서 2017년 ‘1등 없는 2등’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지휘자다. 그동안 서울시향의 퇴근길 콘서트를 전담했고, 국내 유명 관현악단 객원 지휘와 여러 음악제의 초청 연주로 국내 관객과 만났다. 협연자로 나선 첼리스트 심준호는 서울시향 첼로 수석을 지냈고, 독주자와 실내악 연주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준비한 프로그램은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후기 대표작들이다. 드보르자크는 이들 작품에서 민속적인 특징을 구성하는 음악적 요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민속 음악과 연결하는 보편성을 지향했다. 이것이 오늘날 드보르자크 음악이 연주자와 클래식 청중 모두에게 크게 환영받는 이유일 것이다.
공연은 체코의 카니발 풍경을 활기차게 표현한 ‘카니발 서곡’으로 시작됐다. 차웅과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화려한 음향으로 이 곡의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목관 파트의 다채로운 앙상블이 매력적이었고, 전체 오케스트라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다이내믹(셈여림)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장면은 극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이어지는 ‘첼로 협주곡’에서 관현악은 초반에 다소 소극적인 반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지만 2악장에서 독주와 균형을 이뤘고, 3악장에서는 음악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우뚝 섰다. 심준호의 첼로 독주는 완성된 기교로 민첩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연주를 들려줬다. 무대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차원을 넘어 관객에게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특히 3악장에서는 과감해진 관현악과 어우러져 환희에 찬 마무리를 이끌었다. 심준호는 앙코르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사라방드를 연주했다. 정적이 흐르는 콘서트홀에 나 홀로 울리는 첼로 선율과 화음은 감동 그 자체였다.
후반부에 연주한 ‘교향곡 9번-신세계로부터’는 1892년 미국으로 건너간 드보르자크가 흑인 영가와 미국 인디언 민요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차웅과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모든 선율에서 친숙함과 숭고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지휘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오케스트라의 단합된 앙상블이 돋보였다.
오케스트라는 여러 악기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로서 호흡했다. 목관 앙상블은 각 악기의 음색이 뚜렷하면서도 매우 조화로웠다. 금관 앙상블은 화려하고 웅장한 팡파르로 청중을 압도했다. 현악 앙상블은 여러 악기가 하나의 소리를 내는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앙코르는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g단조 8번’. 생명과 희망의 에너지로 가득했던 교향곡 9번의 마지막 감성을 잇는 연주였다.
송주호 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