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재무구조 악화·부분 자본잠식 잇따라…"자본확충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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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건설·대규모 M&A에 재무부담 커져
한화손보·티웨이·아시아나 자본잠식률 50% 넘어
"내년 한계기업 늘어날 것"…거래소, 내달부터 상장사 퇴출기준 완화
최근 영업활동 위축과 금리 상승 등 여파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대기업그룹과 상장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시장에선 내년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한계상황에 몰리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은 부동산시장 위축과 단기 자금시장 악화 속에 인수·합병(M&A) 자금 마련까지 겹쳐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1조1천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2조7천억원 규모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롯데건설에 6천억원을 지원하면서 자금부담이 생겨서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을 앞두고 계열사들과 은행에서 1조5천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5천800억원가량을 투입했고 롯데케미칼의 연결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도 건설에 3천억원을 빌려줬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목적은 본업에서의 이익 창출력 약화와 대규모 인수합병, 계열사 자금지원 등으로 재정부담이 높아진 데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011170과 롯데지주,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했다.
중대형 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사들 중에서도 3분기 기준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곳들이 나와 우려를 더한다.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이 제출한 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말 기준 9개 상장사의 자본이 일부 잠식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관리종목 지정 등 기준에서 자본잠식 항목은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자본금의 100분의 50 이상이 잠식된 경우에 해당한다.
다만, 종속회사가 있는 법인은 연결 재무제표상 자본금과 자본총계(비지배지분 제외)를 기준으로 요건을 적용한다.
한화손해보험은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자본금은 7천737억원, 지배지분 자본총계는 513억원으로 표면적으로 93.3%가 잠식된 것으로 계산됐다.
비지배지분을 포함한 자본총계는 1천662천억원이다.
그러나 연말이 아닌 3분기 기준인 데다 채권 재분류에 따른 착시 효과라고 회사 측은 해명했다.
한화손보 측은 "채권 재분류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해 자본 잠식으로 보이는 회계상 착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화손보는 3분기 83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데다 기초여건(펀더멘털)도 견조한 상황이라며 현재 사옥 매각과 후순위채 발행,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하면 자기자본은 3분기 기준 3조760억원으로 늘어나 자본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비상장사인 농협생명도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매도 가능 채권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5조5천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 재무 상황도 악화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기준으로 자본금이 961억원이지만 개별 자본총계가 318억원으로 자본이 66.9%가량 잠식된 것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연결 기준 3분기에 3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작년 3분기 452억원에서 올해 573억원으로 늘어났다.
고환율과 고유가 속에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 지역 운항편이 늘지 않아 적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3분기 기준 자본 잠식률은 57.3%, 부채비율은 1만298%에 각각 이른다.
완전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자회사 부채가 쌓이면서 4분기에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4분기에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운항이 회복되고 부채가 감소할 수 있다"며 "3분기에 환차손이 급증했지만, 환율이 안정화되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KR모터스(38.49%), 티비에이치글로벌(30.89%), 금호타이어(13.41%), HJ중공업(6.96%), 평화산업(5.41%), 아센디오(3.52%) 등 상장사도 일부 자본 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내년 경기 침체로 영업활동이 위축되면 재무 상황이 나빠지는 상장사들이 급증할 수 있다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단기자금 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의 재무 악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경기침체에 따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줄어들고 자금시장 경색으로 외부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2∼3분기가 본격적으로 한계 기업들이 발생하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는 다만 기업 부담 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추진해온 상장사 퇴출 기준 합리화 방안을 다음 달 초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재무 관련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이달까지는 형식적 퇴출 대상이 되지만 다음 달부터는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적격성을 인정받으면 구제 기회를 얻게 된다.
개정안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로 바뀐 퇴출 기준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 2년 연속 매출액 50억원 미만 등 2가지다.
코스닥시장은 ▲ 2회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 2회 연속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 2년 연속 매출액 30억원 미만 ▲ 2회 연속 자기자본 50% 초과 세전손실 발생 등 4가지다.
/연합뉴스
한화손보·티웨이·아시아나 자본잠식률 50% 넘어
"내년 한계기업 늘어날 것"…거래소, 내달부터 상장사 퇴출기준 완화
최근 영업활동 위축과 금리 상승 등 여파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대기업그룹과 상장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시장에선 내년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한계상황에 몰리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은 부동산시장 위축과 단기 자금시장 악화 속에 인수·합병(M&A) 자금 마련까지 겹쳐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8일 1조1천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2조7천억원 규모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롯데건설에 6천억원을 지원하면서 자금부담이 생겨서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을 앞두고 계열사들과 은행에서 1조5천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5천800억원가량을 투입했고 롯데케미칼의 연결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도 건설에 3천억원을 빌려줬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목적은 본업에서의 이익 창출력 약화와 대규모 인수합병, 계열사 자금지원 등으로 재정부담이 높아진 데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011170과 롯데지주,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했다.
중대형 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사들 중에서도 3분기 기준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곳들이 나와 우려를 더한다.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이 제출한 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말 기준 9개 상장사의 자본이 일부 잠식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 관리종목 지정 등 기준에서 자본잠식 항목은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자본금의 100분의 50 이상이 잠식된 경우에 해당한다.
다만, 종속회사가 있는 법인은 연결 재무제표상 자본금과 자본총계(비지배지분 제외)를 기준으로 요건을 적용한다.
한화손해보험은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자본금은 7천737억원, 지배지분 자본총계는 513억원으로 표면적으로 93.3%가 잠식된 것으로 계산됐다.
비지배지분을 포함한 자본총계는 1천662천억원이다.
그러나 연말이 아닌 3분기 기준인 데다 채권 재분류에 따른 착시 효과라고 회사 측은 해명했다.
한화손보 측은 "채권 재분류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해 자본 잠식으로 보이는 회계상 착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화손보는 3분기 83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데다 기초여건(펀더멘털)도 견조한 상황이라며 현재 사옥 매각과 후순위채 발행,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하면 자기자본은 3분기 기준 3조760억원으로 늘어나 자본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비상장사인 농협생명도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매도 가능 채권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5조5천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 재무 상황도 악화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기준으로 자본금이 961억원이지만 개별 자본총계가 318억원으로 자본이 66.9%가량 잠식된 것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연결 기준 3분기에 3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작년 3분기 452억원에서 올해 573억원으로 늘어났다.
고환율과 고유가 속에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 지역 운항편이 늘지 않아 적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3분기 기준 자본 잠식률은 57.3%, 부채비율은 1만298%에 각각 이른다.
완전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자회사 부채가 쌓이면서 4분기에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4분기에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운항이 회복되고 부채가 감소할 수 있다"며 "3분기에 환차손이 급증했지만, 환율이 안정화되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KR모터스(38.49%), 티비에이치글로벌(30.89%), 금호타이어(13.41%), HJ중공업(6.96%), 평화산업(5.41%), 아센디오(3.52%) 등 상장사도 일부 자본 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내년 경기 침체로 영업활동이 위축되면 재무 상황이 나빠지는 상장사들이 급증할 수 있다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단기자금 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의 재무 악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경기침체에 따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줄어들고 자금시장 경색으로 외부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2∼3분기가 본격적으로 한계 기업들이 발생하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는 다만 기업 부담 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추진해온 상장사 퇴출 기준 합리화 방안을 다음 달 초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재무 관련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이달까지는 형식적 퇴출 대상이 되지만 다음 달부터는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적격성을 인정받으면 구제 기회를 얻게 된다.
개정안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로 바뀐 퇴출 기준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 2년 연속 매출액 50억원 미만 등 2가지다.
코스닥시장은 ▲ 2회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 2회 연속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 2년 연속 매출액 30억원 미만 ▲ 2회 연속 자기자본 50% 초과 세전손실 발생 등 4가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