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조별리그 상대 가나의 오토 아도 감독이 '옛 제자' 손흥민(30·토트넘)과 재회를 앞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나 매체 가나웹에 따르면 아도 감독은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ZSC 스타디움에서 스위스와 평가전을 치른 후 한국전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손흥민을 언급했다.

아도 감독은 "내 오랜 친구인 손흥민과 만남을 기대 중"이라며 "손흥민이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의 19세 이하(U-19) 팀에 있을 때 내가 감독이었는데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1975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다.

가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사실상 '독일인'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축구 선수로서의 경력도 전부를 독일 무대에서 쌓았다.

2000년대 초반 명문 도르트문트에서 전성기를 보낸 아도는 '고향팀' 함부르크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어 2009년부터 함부르크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2015년까지 함부르크에서 일하면서 유소년팀을 지도했는데, 이때 손흥민과 인연을 맺었다.

손흥민은 2008년부터 함부르크 유소년팀에서 '축구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아도 감독은 당시 독일어가 서툴렀던 손흥민이 잘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 있으면 통역을 구해서라도 설명하려고 노력할 정도로 세심하게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2013년 함부르크를 떠나 레버쿠젠에 입단하면서 둘은 헤어졌다.

이후 손흥민이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 입단하며 승승장구했다.

아도 감독도 도르트문트에서 수석코치를 맡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끝에 올해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밀로반 라예바치 감독의 후임으로 가나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제 둘은 약 9년 만에 적으로 만나게 됐다.

마침 한국과 가나는 서로를 H조 '1승 제물'로 여기고 있다.

세계적으로 화려한 선수단을 자랑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포르투갈, 14위 우루과이 모두 벤투호보다는 전력 면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많다.

이는 가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도 감독은 일단 첫 경기인 포르투갈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전을 준비하긴 했지만, 포르투갈전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이후 한 단계씩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도 감독은 앞서 FIFA의 공식 콘텐츠 플랫폼인 FIFA+와 인터뷰에서도 "포르투갈과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결과에 따라 2번째 경기의 접근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패배한다면 2차전인 한국과 경기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17일 아도 감독이 이끄는 가나는 FIFA 랭킹 15위 스위스에 2-0 완승을 거두며 월드컵 조별리그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가나는 특히 후반전 중반 이름이 잘 알려진 공격수들 대신 벤치 멤버를 투입하자 오히려 스위스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도 감독은 "월드컵에서 승점과 연결되는 승리는 아니지만 좋은 출발이라는 점에서 기쁘다"며 "팀에 선수가 많다는 건 장점이다.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팀이 하나로 뭉쳐 월드컵에서 경기를 많이 치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