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양자컴퓨터 정보처리 단위 '퀀텀 비트'를 433개로 늘린 정보처리장치(프로세서) '오스프리'(Osprey)를 선보인다.

IBM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아몽크 본사에서 'IBM 퀀텀 서밋'을 열고 오스프리를 공개했다.

오스프리는 지난해 공개한 127큐비트 양자 프로세서인 '이글'(Eagle)보다 세 배 많은 433큐비트를 처리할 수 있다.

양자 정보 기본 단위인 큐비트는 많으면 많을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기존 컴퓨터 프로세서는 반도체 칩에 집적된 트랜지스터 1개에 0 또는 1정보를 하나씩 저장하지만, 양자컴퓨터 프로세서는 0과 1 상태가 섞여 있는 '양자 중첩' 상태의 큐비트를 이용한다.

양자컴퓨터 프로세서는 데이터를 동시다발로 처리할 수 있어 막강한 연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된 것처럼 행동하는 양자얽힘 특성을 이용해 근본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배터리 성능 향상이나 이산화탄소 배출 축소 기술 등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로도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컴퓨터·통신 보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BM은 이날 퀴스킷 런타임(Qiskit Runtime)의 베타 업데이트 버전을 함께 공개했다.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처리 속도를 줄이는 대신 양자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보정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3세대 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단일 랙(선반)에서 400큐비트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27큐비트 '팰컨' 칩에서 양자 볼륨을 4배 키우고, 처리 속도(초당 회로 레이어 연산·CLOPS)를 10배가량 끌어올렸다.

차세대 양자 시스템인 '퀀텀 시스템 투'의 세부 계획도 공개됐다.

이 시스템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며 시스템 하나에 다수의 양자 프로세서를 연결한다.

양자 컴퓨팅과 기존 프로세서를 이용하는 컴퓨터를 오가며 작업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미들웨어도 활용한다.

이를 토대로 2025년까지 최대 4천158 큐비트까지 처리할 수 있는 양자 프로세서 '쿠카부라'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IBM은 이날 세계 200여 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양자 생태계 '퀀텀 네트워크'에 유럽 최대 통신사업자 '보다폰', 프랑스 은행 '크레딧 뮤투엘 알리앙세 페데랄레', 스위스 혁신 캠퍼스 '업타운바젤'이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제이 감베타 IBM 퀀텀 부사장은 "양자 시스템 규모를 지속해서 늘리고 이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온 세상에 양자 컴퓨팅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