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소비자물가지수 발표·FOMC 등 분기점 될 듯"
외국인투자자, 6주간 5조원 '바이코리아'…"추세 전환은 아직"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6주간 국내 증시에서 매수 몰이에 나서 5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8일 코스피는 장중 2,400.39까지 오르며 9월 15일 이후 두 달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이 추세적인 매수세로 돌아선 건 아니라며 물가 고점 통과와 달러화 약세 전환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9월 29일부터 이날까지 5조3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9월 말부터 시작된 '바이 코리아(한국 주식 매수)' 기간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날은 지난달 20일과 28일 이틀뿐이다.

일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9일까지 13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지난달 21∼27일에도 국내 주식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종가 기준 2,160대에서 2,390대까지 10.6% 상승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준의 긴축 강도 속도조절과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반등하는 과정에서 우리 증시는 '차이나런'(탈중국) 수급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는 국내 증시의 '차이나런' 반사이익보다 반도체 업황이 선반영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경기 침체가 끝물이라는 전망에 조금씩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인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기조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매 추세가 전환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반등의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시장 추세가 바뀌려면 통화정책이나 경기 방향이 바뀌어야 하지만 둘 다 적어도 한 분기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제 상황을 보면 시장은 아직 추세적인 전환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금리를 올릴 경우 긴축 강도가 지속적으로 부담이 되고 글로벌 경제는 악화 국면이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외국인의 매수세는 미국 패시브 펀드 내에서의 중국 비중 조절 때문"이라며 "중국 노출도를 줄이고 빈자리에 국내 주식을 채우는 과정이 마무리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자, 6주간 5조원 '바이코리아'…"추세 전환은 아직"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8일) 결과와 소비자물가지수 발표(10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등 요인이 외국인 매수 흐름에서 변곡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연구원은 "물가가 고점을 통과했다는 징후가 나오지 않으면 외국인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하는 건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 결과와 소비자물가지수가 단기적으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지난 9월처럼 외국인 자금이 원만히 들어올 때도 단기적으로 매물이 나와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도 열어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가 장기간 이어지려면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해야 하지만, 그런 조짐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