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LG로 돌아온 염경엽 감독 "실패로 더 단단해졌다"
이제는 사령탑으로 프로야구 LG 트윈스로 11년 만에 돌아온 염경엽(54) 감독은 "지난 실패를 통해 많이 반성하고 공부했다"며 "그 실패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달라진 자신과 트윈스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LG 구단은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이끌었고, 현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기술위원장과 KBSN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염경엽 전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원에 감독 계약했다고 6일 발표했다.

2020년 SK를 이끌다가 중도 사퇴한 염 감독은 2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고 현장에 돌아왔다.

LG 구단은 올해 시즌이 끝나기 전 당시 염 위원장에게 2군 지도자를 교육하고 1군을 지원하는 2군 코디네이터 직을 제안했다.

그러다가 구단이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하면서 염 위원장이 일약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는 4일 염 위원장을 만나 "LG는 한국시리즈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생각하고 있다"며 감독직을 제안했고, 염 위원장은 이를 수락했다.

11년 만에 LG로 돌아온 염경엽 감독 "실패로 더 단단해졌다"
트윈스를 3년간 이끌 염 감독은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인석 사장님께서 '감독님이 실패도 경험했고, 우리도 감독님도 이제는 성공할 시간이 왔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그 기대대로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연수와 방송사 해설 등으로 재야에서 지난 2년을 보낸 염 감독은 "류중일 전 감독님, 류지현 감독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잘 이끌었다"고 평하면서 "그 연속성이 중요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게 팀을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장기인 세밀함(디테일)을 LG의 공수에 이식하겠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2008년 LG 스카우트, 2009년 LG 운영팀장, 2010∼2011년 LG 수비 코치를 역임해 트윈스 사정을 잘 안다.

특히 지연·학연에 얽매여 팀을 망가뜨렸다는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듣고 쫓겨나듯 2012년 넥센 히어로즈로 옮겼다가 11년 만에 우승을 일굴 감독으로 트윈스로 복귀했다.

염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구단에서 만류했지만, 트윈스를 떠났던 게 잘한 일 같다.

오해를 풀면서 다시 돌아올 계기가 됐다"며 "당시 팀에 계시던 구단 관계자들도 날 정확히 아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20년 SK에서의 실패가 내겐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며 "프로야구에 몸담은 지난 32년간의 세월을 돌아보고, 어떤 부분이 좋았고 안 좋았는지 다시 정리하고 반성한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한 번 실패했기에 똑같은 것을 또 반복해 실패하진 않을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