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기사의 메이저 세계기전 4강 진출은 루이 이후 30년만
변상일, 이형진 제압…한국, 삼성화재배 4강 독점해 우승 확정
'바둑 여제' 최정, 양딩신 꺾고 메이저 세계대회 첫 4강 진출
'바둑 여제' 최정(26) 9단이 생애 처음 세계대회 4강에 올랐다.

한국 여자 바둑 랭킹 1위인 최정은 3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8강전 둘째 날 경기에서 중국의 강호 양딩신(24) 9단에게 201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2010년 프로 데뷔한 최정은 이로써 입단 12년 만에 처음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흑을 잡은 최정은 중국 랭킹 4위인 양딩신을 상대로 초반 포석에서 미세하게 뒤졌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며 좌중앙에서 벌어진 패싸움의 대가로 우하귀 백돌을 잡아 우세를 확립했다.

이후 양딩신은 좌변 흑 대마를 맹렬하게 공격하며 추격했으나 최정이 가볍게 타개에 성공하자 결국 돌을 던졌다.

여자기사가 메이저 세계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1992년 제2회 응씨배에서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준결승에 진출한 이후 30년 만이다.

최정은 대국 후 "4강 진출은 예상 못 했지만 이렇게 간절하게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굉장히 오랜만"이라며 "여기까지 온 이상 결승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4강 상대인 변상일 9단에게는 이겨본 기억이 없는데 나보다 변상일 9단의 부담이 더 클 것"이라며 "오늘처럼 죽어라 들이받아보겠다(웃음)"라고 밝혔다.

'바둑 여제' 최정, 양딩신 꺾고 메이저 세계대회 첫 4강 진출
이날 함께 벌어진 다른 8강전에서는 변상일 9단이 이형진 6단에게 168수 만에 백 불계승 했다.

한국 랭킹 2위인 변상일이 메이저 세계기전 4강에 오른 것은 2020년 제25회 LG배에 이어 두 번째다.

전날 열린 8강전 첫날 경기에서 신진서와 김명훈이 승리했던 한국은 이에 따라 삼성화재배 4강을 싹쓸이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이 삼성화재배에서 4강을 독점한 것은 처음이지만 메이저 세계기전에서는 통산 6번째다.

앞서 LG배에서 4차례 4강을 독점했고 후지쓰배에서도 한 차례 4강 티켓을 싹쓸이한 적 있다.

'바둑 여제' 최정, 양딩신 꺾고 메이저 세계대회 첫 4강 진출
이날 경기 후 열린 대진 추첨 결과 4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변상일 9단과 최정 9단의 대결이 성사됐다.

통산 상대 전적은 변상일이 최정에게 5승 무패로 앞서 있다.

삼성화재배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