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타석에 2안타 3타점…키움 '슈퍼 조커' 활약
KS 1차전 7-6 키움 승리 견인…데일리 MVP
키움 히어로즈가 4-5로 끌려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태진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키움 벤치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지영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동점 주자가 나가자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던 전병우(30)가 타석에 등장했다.

그리고 전병우는 SSG 랜더스 노경은의 초구 컷 패스트볼을 훤히 예측한 것처럼 때렸다.

타구는 왼쪽 관중석을 향해 날아갔고, 그대로 펜스를 넘어가면서 한국시리즈 역사상 10번째 대타 홈런이 탄생했다.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키움과 SSG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 혈투에 중요한 변곡점을 만든 건 전병우의 한 방이었다.

전병우와 노경은의 통산 상대 성적은 8타수 1안타, 타율 0.125로 노경은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전병우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초구에 담장을 넘겼다.

경기 후 전병우는 당시를 떠올리며 "초구를 친다는 생각보다는 높은 코스를 생각하고 들어갔다"면서 "(노경은의 투구가) 투심패스트볼이었으면 중심에 안 맞았을 텐데, 커터라 중심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9회말 SSG 역시 대타 김강민이 솔로 아치를 그려 6-6 동점을 만들자 다시 전병우가 영웅으로 등장했다.

연장 10회초 푸이그의 안타와 이지영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전병우는 SSG 숀 모리만도와 풀카운트 대결 끝에 좌익수 앞 안타를 쳤다.

모리만도의 체인지업을 간결하게 잡아당겼고, 일찍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 푸이그는 어렵지 않게 홈을 밟았다.

전병우는 "마지막 타석은 '9회에 오늘 운 다 썼구나'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들어갔는데, 앞 타석에서 직구 계열을 쳐서 변화구가 들어올 거로 생각하고 변화구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대타 홈런을 포함해 두 타석 만에 2안타 3타점을 쓸어 담은 전병우는 키움의 7-6 승리에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KS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전병우는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리쥬란 코스메틱 협찬품을 받았다.

이번 가을 전병우는 키움의 '명품 조연'으로 존재감을 보여준다.

kt wiz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그는 0-1로 끌려가던 2회 2사 3루에서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두들겨 동점 3루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는 대타와 대수비로만 2경기에 짧게 출전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존재감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전병우는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팀이 쉽게 지지 않고 계속 이길 수 있게 끈끈하게 계속 갔으면 좋겠다.

선발이든 대타든 좋은 결과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홈런을 때린 전병우만큼이나 돋보이는 건 키움 벤치의 대타 카드 활용이다.

키움은 LG와 PO 3차전에서 3-4로 끌려가다가 7회 대타 임지열의 역전 홈런으로 6-4 역전승을 따낸 바 있다.

당시에도 임지열은 초구에 LG 이정용의 직구를 공략해 펜스를 넘겼다.

대타를 선택하는 키움 벤치의 안목과 세밀한 전력 분석이 더해진 결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