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보이콧에 與 더 잦은 박수?…총 19차례, 분당 1.03회
직접 시정연설 여섯번째 대통령…역대 대통령 시정연설 때 '野 냉대' 빈번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민생·경제 입법 과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했다.

총리가 대독하지 않고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예산안(본예산) 시정연설을 한 것은 윤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여섯 번째다.

지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고, 이후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첫해만 국회를 찾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매년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네 차례, 문 전 대통령은 2017년부터 다섯 차례 각각 했다.

윤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올해 예산안 시정연설은 역대 '최단 시간'(18분 28초)으로 기록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26분(2008년 10월) '최단' 기록을 깬 것이다.

역대 대통령 사례를 보면 전임자인 문 전 대통령은 최단 33분(2019년 11월)·최장 39분(2020년 10월)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단 29분(2013년 11월)·최장 42분(2015년 10월) 시정연설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시정연설은 제1야당이자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헌정사상 첫보이콧으로 본회의장에서 '최소 인원'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
尹시정연설 '18분28초', 역대 최단…민주 불참에 참석자 최소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 등에 반발해 이날 시정연설에 전원 불참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일부 참석했지만, 169석에 달하는 민주당이 빠진 만큼 전체 의석(299석)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총 19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 시간 기준으로 분당 1.03회로, 1분당 한 번꼴로 박수를 받은 셈이다.

역대 시정연설 박수 횟수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42분짜리 연설에서 모두 56회 박수를 받아 최다 분당 박수 1.3회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26분짜리 연설에서 9회 박수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을 의식한 여당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더 자주 손뼉을 친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올 걸로 보인다.
尹시정연설 '18분28초', 역대 최단…민주 불참에 참석자 최소
대통령이 국회를 찾는 시정연설에서 야당의 '냉대'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3년 시정연설 때는 연설 도중 야당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고, 퇴장할 때도 야당 의원 대다수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손뼉을 치지도 않았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야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박수를 치지 않았으며 일부는 앞에 놓인 컴퓨터로 검색을 하는 등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 때부터는 야당의 '침묵·팻말' 시위가 일상이 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한창이던 2015년 연설 때는 박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머문 40여분간 야당 의석에서는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연설 중에 미리 준비해온 역사교과서를 펼쳐 읽는 모습을 내보이며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로 대립했던 2019년 문 전 대통령의 시정연설 때 일부 야당 의원이 손으로 'X'(엑스)자를 만들어 반대의 뜻을 표시했고, 손으로 귀를 막으며 '듣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