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으로 돌아온 고토 고지(53) 타격코치는 "선수가 원하는 걸 돕는 게 나의 일"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포수 장승현은 프로 입단 후 좌타자로 뛰다가 2016년부터 우타석에서 뛰었다.
이후 스위치 히터에도 도전했지만, 1군 경기에서는 우타자로만 출전했다.
2016년 좌타자로 프로에 데뷔한 서예일도 경찰야구단 복무 중이던 2018년 우타자로 변신해 쭉 오른쪽 타석에 섰다.
이승엽(46) 감독이 부임하는 등 팀에 변화가 많은 시점에 둘은 '스위치 히터'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24일 이천 베어스 파크에서 만난 고토 코치는 "선수들의 요청이 있었다.
선수들이 하고 싶다는 데 말릴 수는 없다"며 "내 일은 평가가 아닌, 선수를 만드는 것이다.
선수가 원하는 방법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장 많은 질문을 하는 선수가 서예일"이라고 웃기도 했다.
장승현과 서예일처럼 큰 변화를 겪지 않는 선수도 고토 코치의 복귀를 반긴다.
고토 코치는 2018년 두산의 1군 타격코치였다.
그해 두산 타선은 10개 구단 중 최고인 타율 0.309를 찍었다.
2019년 일본으로 돌아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로 일할 때도 고토 코치는 두산 타자들과 꾸준히 연락했다.
고토 코치는 "두산 선수들이 자신의 타격 영상을 촬영해 내게 보내며 조언을 구했다.
그 영상만으로 판단해 조언하는 건 위험한 일이어서, KBO리그 경기 영상을 최대한 많이 보고자 했다"며 "일본에서 KBO리그 경기를 자유롭게 볼 수는 없어서 한계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제 고토 코치는 두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한다.
그는 "이유찬, 전민재, 홍성호 등 2018년에는 2군에서 뛰던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며 "당시에도 주전이었던 허경민, 김재환, 정수빈, 김재호 등 주축 선수들도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올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돕겠다"며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함께 뛰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고 각오도 밝혔다.
두산은 '국민타자' 이승엽(46)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자 타격 코치로도 인정받았던 김한수(51)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고토 코치는 "슈퍼스타 출신의 감독과 수석코치가 있지만, 둘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굉장히 따듯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한 이승엽 감독은 물론이고 김한수 수석코치도 일본어를 잘해서 내가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웃었다.
그는 "이승엽 감독이 일본에서 뛸 때 실전을 치를 때는 무척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지도자로 만난 이승엽 감독은 무척 온화하다"며 "진정한 슈퍼스타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초보 사령탑'이지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을 지휘하는 이승엽 감독을 향해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토 코치는 "두산에 다시 돌아와서 선수들과 신뢰를 쌓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신뢰는 더 돈독해질 것"이라며 "누구도 싫어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확고한 신념도 가진 고토 코치는 두산 선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고토 코치의 수업을 기다리는 타자들도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