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한복을 입을 기회가 생겨서 신기하네요.

오늘 좀 덥긴 한데 그래도 입으니 예쁘고 귀여운 것 같아요.

"
22일 오후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 아이비(21) 씨는 이렇게 말하며 동행한 매필드(24) 씨와 한복을 차려입고 포즈를 취했습니다.

해안가 넓은 광장에는 이날부터 이틀간 한국문화 종합체험 행사 '한국광장 2022'가 펼쳐집니다.

지난 며칠 기온이 좀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낮 기온이 30도로 치솟은 이날 오후 행사장은 그야말로 푹푹 쪘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을 찾은 홍콩인 등 외국인들에게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코너는 단연 인기였습니다.

홍콩 주재 한국문화원이 현지 한인회, 현지 주재 한국기업 등과 함께 개최하는 '한국광장'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입니다.

지난해 1회 행사는 홍콩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속에서도 세계적으로 히트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게임을 중심으로 진행돼 이틀간 5천명을 끌어모으는 성황을 이뤘습니다.

다만 당시 행사장이 홍콩 최고 번화가에 위치한 까닭에 비좁을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넓은 서구룡 문화지구의 탁 트인 광장으로 옮겨와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활쏘기, 투호, 태극기 만들기, 한국 화장법 체험, 추억의 사진 찍기, 뽑기, 김치 만들기 등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 부스 30개가 널찍이 자리했고 한쪽에서는 태권도 시범, K팝 댄스, 사물놀이 등 공연이 펼쳐집니다.

홍콩 한국문화원은 지난해보다 대여섯 배 많은 사람이 모여들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로 훨씬 넓어진 행사장은 성황을 이뤘고 행사장 수용 인원 제한에 따라 입구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홍콩은 한류의 인기가 대단히 높은 곳입니다.

지난 18일 한국 국경일 행사에 홍콩 정부 대표로 참석한 폴 람 법무장관이 "내 아내는 현빈의 엄청난 팬이고 나는 블랙핑크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K드라마, K팝의 인기가 높고, 한국 음식 역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두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재닛(38) 씨는 "코로나19 이전 한국에 매년 관광을 갔다"며 "한국 단풍 관광이 너무 좋고 경복궁이 정말 아름답다.

전주, 춘천, 부산 등지도 다 가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늘 행사도 한국에 관심이 많아 한국관광공사 소셜미디어를 팔로우한 덕에 알게 돼 오게 됐다.

빨리 다시 한국에 단풍 구경을 가고 싶다"며 웃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윙(30) 씨는 "다음 주 금요일에 한국으로 8일간 여행 간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두세 차례 한국으로 관광을 갔었다"고 말했습니다.

"'런닝맨'의 이광수를 좋아한다"며 웃은 그는 "한국 가서 관광하고 쇼핑하는 게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이영호 홍콩 한국문화원 원장은 "홍콩에는 확실히 '한국 프리미엄'이 있다"며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에 대한 홍콩인들의 관심을 더욱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