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으로 4년간 운항 중단…대체선 투입비용 7천만달러 발생
양금희 의원 "철저한 시험·검증 통해 후속모델 개발해야"
한국가스공사가 국내 조선사와 함께 개발한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의 품질 논란으로 1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LNG선 화물창이 처음으로 적용된 SK세레니티호와 SK스피카호가 결함으로 운항 중단되면서 가스공사가 2018∼2020년 대체선 투입에 지출한 비용은 7천328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운항 중단으로 발생한 LNG 연료 손실분 83만달러까지 합하면 가스공사의 손실액은 2년간 총 7천411만달러(1천58억원)에 이른다.

다만 아직 수송비 정산이 완료되지 않아 파악할 수 없는 2021∼2022년 손실액까지 합하면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KC-1' 기술로도 불리는 한국형 LNG선 화물창은 가스공사와 케씨엘엔지테크(KCTL)가 기술 개발사로 참여하고 조선 3사(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현대중공업)가 선박 제작을, SK해운이 운송을 맡아 2004년부터 10년간 함께 연구·개발한 기술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전세계 LNG 선박의 80∼90%를 수주하고 있지만, LNG 저장탱크인 화물창을 제작하는 기술은 보유하지 못해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LNG선 화물창 기술 개발을 국책과제로 추진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총 197억원으로, 가스공사가 56억300만원, 조선 3사가 57억4천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정부 출연 예산은 83억7천만원이었다.

그러나 KC-1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SK세레니티호와 SK스피카호는 각각 2018년 2월과 3월 SK해운에 인도된 이후 연이어 결함이 발생하면서 모두 5개월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SK세레니티호는 허용되는 최저 온도보다 선체의 온도가 낮아지는 '콜드스팟' 현상이 발생했고, SK스피카호는 화물창 단열 공간 내 이슬점(대기 속 수증기가 물로 응결하는 온도)이 건조사의 운항 매뉴얼 온도까지 내려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선박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KC-1 적용 선박에 대한 전문인배상책임보험 계약 갱신마저 거절당하면서 수리 후 정상 운항을 하더라도 또다시 결함이 발생할 경우 가스공사와 국내 조선사가 직접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KC-1이 적용된 선박은 SK해운의 선박 2척 외에도 대한해운이 운영 중인 제주 1·2호선 두 척이 있다.

그러나 제주 1·2호선은 정상 운항 중임에도 올해 1월 보험 계약 갱신을 거절당했고, SK해운 2척은 지난해 1월 이미 계약 갱신이 거절됐다.

이에 따라 네 척 모두 추후 운항 중 결함이 발생할 경우 선박 설계사인 가스공사와 조선 3사가 직접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금희 의원은 "KC-1 적용 선박에서 발생한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품질 시험과 검증을 통해 후속모델인 'KC-2'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