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고 3학년 때도, 고려대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도 프로야구 구단은 김준완을 외면했다.
하지만, 김준완은 포기하지 않았고 어느덧 가을 무대에서 키움의 공격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해 준플레이오프 1∼3차전에서 모두 김준완을 1번 타자 좌익수로 기용했다.
김준완은 1차전(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과 3차전(5타수 2안타 3타점)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쳤다.
이 두 경기에서 키움은 kt wiz를 꺾었고, 김준완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2차전에서는 패했다.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김준완은 경기 중반에 귀한 추가점을 만들었다.
5-1로 앞선 4회초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더니, 8-1로 달아난 5회 2사 1, 3루에서도 중전 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했다.
김준완이 4회와 5회 연거푸 타점을 올리면서 kt는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김준완은 가을 무대가 낯설지 않다.
2013년 육성 선수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김준완은 2015년 NC의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섰고, 2017년에도 와일드카드를 경험했다.
하지만, 올해처럼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다.
김준완은 2021시즌 종료 뒤 NC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키움이 손을 내밀면서 김준완은 선수 생활을 연장했다.
올해 정규시즌 김준완의 타율은 0.192(317타수 61안타)였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김준완에게 숫자 이상의 무언가를 봤다.
김준완은 "정규시즌 타율이 낮으니, 포스트시즌에서는 좋을 것이라고 나를 달랬다.
정규시즌에서 팀원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포스트시즌에는 (3번 타자) 이정후 앞에 주자가 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 경기 출루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조금 더 경험이 많은 이용규는 김준완에게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김준완은 "키움에서는 내가 1할 타자인 걸 잊을 정도로 칭찬을 많이 받는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나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칭찬'을 반등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가을, 김준완은 방출 통보를 받았다.
지금은 '다음 경기'를 생각한다.
김준완은 "지난해 이맘 때 방출됐다.
'야구를 더 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고 괴로웠던 시간을 떠올리며 "올해 가을야구를 하게 돼 마냥 기분 좋다.
키움에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