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친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현대자동차 SK온 포스코 등 조지아주에 진출한 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과 좌담회를 열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가운데)가 애틀랜타의 한 호텔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현지시간) 중남미 순방길의 마지막 일정으로 미국에 들러 조지아주에 있는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공장을 찾았다. 이날 시찰엔 조태용 주미대사, 조현동 외교부 1차관,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함께 했다. 한 총리는 한화큐셀 공장에서 미국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동향을 듣고 태양광 생산 라인을 둘러봤다. 한화큐셀에 따르면 올해부터 10년 동안 미국 태양광 설치량은 연평균 19%씩 성장해 올해 연간 16기가와트(GW)에서 2031년 75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020년 21%에서 2050년 44%로 확대되고, 이중 태양광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상반기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한화큐셀 공장의 연간 모듈 생산량은 현재 1.7GW이다. 내년 7월 이후에는 3.1GW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약 200만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한 총리는 "글로벌 기업의 RE100 가입 등으로 인한 재생 에너지 확대라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재생 에너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류성주 한화큐셀 미국제조본부장은 "미국에서 탄소 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재생 에너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한미 경협 강화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한국과 칠레가 전기차 배터리 등에 필요한 광물 자원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칠레에서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리튬을 확보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 가능한 광업 및 밸류체인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한국의 광해광업공단과 칠레 광물공사가 서명한 ‘광업 협력 MOU’에는 양국이 리튬 등 핵심 광물을 탐사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고, 제련소 현대화 등에 관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칠레는 리튬 보유량 세계 1위(920만t)의 자원 부국이다. 생산량은 지난해 2만6000t으로 세계 2위였다. 리튬은 탄산·수산화리튬 등의 형태로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사용된다.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은 한국이 미국의 IRA법에 대응해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의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는 200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해 IRA 조항 중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하거나 북미에서 재활용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한다. 한 총리는 “광물 협력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굉장히 필요하다”며 “IRA 대응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양국 정부는 한국과 칠레의 관계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2004년 체결된 한·칠레 FTA 개선 협상도 연내 재개하기로 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칠레 대통령과 만나 '지속가능한 광업 및 밸류체인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 총리는 이번 MOU로 한국 기업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칠레산 리튬과 구리 등을 활용하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칠레·우루과이·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한 총리는 이날 첫 순방국인 칠레 산티아고 모네다궁(대통령궁)에서 보리치 대통령과 MOU 체결을 마친 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광물 협력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굉장히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날 한국과 칠레는 한 총리와 보리치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한 광업 및 밸류체인 협력', '한-칠레 농업 과학기술연구협력', '한-칠레 민주적 대화' 등 MOU 3건을 체결했다. 한 총리는 "(이번 MOU는) 한 마디로 한국의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 교두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안보 차원에서 핵심이 되는 광물 등 자재에 대해서도 칠레에 더 투자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국 광해광업공단과 칠레 광물공사가 서명한 광업 협력 MOU에는 양국이 리튬 등 핵심 광물을 탐사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발굴하고, 제련소 현대화 등에 관한 공동 연구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MOU 체결은 한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응해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의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포석이다. 칠레는 전략광물인 리튬 보유량 세계 1위, 생산량은 세계 2위에 달하는 광물자원 부국이다. 칠레는 리튬을 전략적 광물로 생산하고 개발, 활용,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일종의 '리튬 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칠레 광물공사가 이를 주도할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MOU 체결로 한국광해광물공단이 칠레 광물공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한국 농촌진흥청과 칠레 농업부가 맺은 농업 과학기술연구협력 MOU는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과학기술 기반 농업 연구와 탄소중립 관련 기술 연구에 힘을 합치는 내용이 들어갔다. 한국과 칠레 외교부는 인권, 민주주의 등 보편가치에 기반한 양국관계의 발전 방향을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를 정례화하자는 내용의 민주적 대화 MOU도 맺었다.이번 면담에서 한국과 칠레 양국은 양국 관계를 2004년에 수립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18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한 총리는 이와 관련 "교역도 더 심화시키고, 기후변화 대응 등 새로운 도전도 같이하고, 민주주의도 전 세계에 널리 떨치도록 같이 해보려 한다"며 "칠레를 남미 파트너로서 확고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양국은 이번 면담에서 지난 2004년 체결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도 연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