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달콤했던 추억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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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이라는 가사가 나오는 <네버 엔딩 스토리> 노래처럼 <첨밀밀, 1997>의 타지에서 만난 두 남녀는 가장 척박한 시간 따뜻한 위로를 준 상대방을 잊지 못하고 소중했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다가 마침내 운명 같은 사랑이 이루어지게 되는 내용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과 천둥번개를 맞은 고목이 힘든 풍파를 견디며 꿋꿋하게 버티듯 사랑도 즐겁고 달콤한 시간보다는 힘든 일상을 같이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정한 믿음과 사무치는 절실함이 축적되어 마침내 영원 같은 큰 행복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가끔은 살면서 잊힌 달콤했던 추억을 소환해 보자. <영화 줄거리 요약>
중국 본토 출신의 소군(여명 분)과 이요(장만옥 분)는 공교롭게도 같은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들어오게 된다. 두 사람은 돈을 벌어 성공하려는 공통의 꿈을 가지고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낯설기만 한 홍콩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과정에서 악착같은 이요와 우직한 소군은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불안한 미래 속에 갈등하던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되고 이별과 만남의 운명이 반복되면서 결국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남녀 주인공이 홍콩으로 이주한 이유는?
소군과 이요는 둘 다 같은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들어온다. 소군은 돈을 벌어 고향에 있는 약혼녀와 결혼하는 것이고 이요도 성공하여 고향의 어머니께 집을 지어드리고 자신은 홍콩에서 윤택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둘의 성향은 매우 달라 소군은 대륙인 출신임을 굳이 숨기지 않고 묵묵히 요리를 배워 성실한 삶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고 반면 이요는 대륙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자신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하여 홍콩인처럼 행세하면서 발 빠르게 남들보다 빨리 돈을 모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B.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사랑은?
@소군 고모의 사랑: 무작정 홍콩에 왔을 때 숙소를 제공해준 고모는 젊은 시절 촬영차 홍콩에 왔던 미국 배우 윌리엄 홀덴과 짧지만 강렬했던 로맨스의 추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평생 그와의 추억을 통해 사창가를 운영하는 힘든 삶의 원동력으로 삼다가 쓸쓸하게 죽게된다.
@태국인 창녀와 미국 영어강사의 사랑: 생존을 위해 밑바닥 인생을 살던 두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의 아픈 상처를 위로하는 사이로 심각한 불치병에 걸린 그녀와 태국으로 마지막 이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소군과 고향 여자 친구의 사랑: 어릴 적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소군이 홍콩에서 생활이 안정된 후 그녀를 불러 결혼을 하게 되지만 이미 소군의 몸과 마음에는 어려운 시절 동고동락한 이요와의 추억이 깊게 자리하고 있어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이요와 조직 보스와의 사랑: 이요가 억척스럽게 번 돈을 모두 주식투자로 잃게 된 후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다 만난 조직 보스와 생활을 위한 동거를 하게 된다. 돈을 위해 만난 사이였지만 보스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이요는 의리를 버리지 못하고 미국까지 따라가 뒷바라지를 하다가 결국 남자는 갱단에 의해 살해당하며 다시 이요는 혼자가 된다.
C. 소군과 이요의 운명적 러브스토리는?
@첫 만남; 맥도날드 가게에 들렀던 소군은 종업원으로 일하던 이요의 생활력 강한 당찬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녀처럼 홍콩인으로 성공하기 위해 영어학원도 등록하고 그녀의 꽃배달 사업도 도우면서 우정을 키워나간다.
@시작된 로맨스: 비가 오는 추운 밤 소군의 집에서 같이 만둣국을 먹고 돌아가는 이요에게 옷을 입히던 소군은 끓어오르는 사랑을 멈출 수 없어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되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첫 이별: 이요가 어렵게 번 돈을 주식투자로 잃자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다가 조직 보스의 여인이 된다. 게다가 소군이 자신의 시골 약혼녀에게 선물할 팔찌와 똑같은 것을 자신에게 선물하자 그녀는 자신들의 사랑이 헛되다는것을 깨닫고 이별하게 된다.
@재회: 시간이 흘러 소군은 요리사가 되어 생활이 안정되자 고향의 약혼녀를 불러 결혼식을 하고, 이 자리에 조직의 보스와 사는 이요가 와서 축하해 주면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두 번째 이별: 서로의 깊은 마음을 확인한 두 남녀는 각자의 처지를 정리하고 다시 시작할 것을 약속했지만, 조직 보스가 경찰에 쫓겨 미국으로 가면서 이요는 할 수 없이 다시 소군의 곁을 떠나게 된다.
@운명적 만남: 소군은 이요와의 뜻하지 않은 이별 후 부인에게는 많은 위자료로 주고 이혼하고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미국에 요리사로 가게 된다. 이요 역시 조직 보스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 혼자 여행 가이드를 하던 중 우연히 등려군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전파사 앞에서 두 사람은 우연히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D. 두 남녀를 이어주던 연결고리는?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남녀의 연결고리는 바로 유명한 가수 등려군이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노래를 들으며 타국에서의 고단함을 달래던 그들은 같은 정서를 통해 사랑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 이요는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대륙인 출신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등려군의 노래를 좋아했기에 명절날 등려군의 뮤직 테이프를 파는 노점상을 하지만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10년 세월 동안 두 남녀의 사랑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지만 만날 때마다 항상 등려군의 음악이 이들을 연결해 준다.
E. 등려군은 어떤 가수인가?
타이완 출신의 국민 여가수로 <첨밀밀>, <야래향>, <월량대표아적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사랑의 노래를 선물했다. 하지만 그녀는 평생 괴롭혔던 기관지 천식이 악화되어 1995년 5월 타이 치앙마이의 한 호텔에서 42세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숨지고 만다. <에필로그>
미국 같은 글로벌 강국을 꿈꾸던 중국은 민주적인 리더십 부재와 체제의 폐쇄성으로 한계를 드러내면서 세계 평화를 이끌어 갈 강대국으로서의 위치를 잊은듯하다. 홍콩이 영국의 선진 국가 경영시스템으로 100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것을 중국이 적극 벤치마킹했다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전체주의적 시스템을 보면서 <첨밀밀>속 연인들이 가질 수 있는 일상의 행복과 사랑조차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의 획일적인 리더십에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이라는 가사가 나오는 <네버 엔딩 스토리> 노래처럼 <첨밀밀, 1997>의 타지에서 만난 두 남녀는 가장 척박한 시간 따뜻한 위로를 준 상대방을 잊지 못하고 소중했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다가 마침내 운명 같은 사랑이 이루어지게 되는 내용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과 천둥번개를 맞은 고목이 힘든 풍파를 견디며 꿋꿋하게 버티듯 사랑도 즐겁고 달콤한 시간보다는 힘든 일상을 같이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정한 믿음과 사무치는 절실함이 축적되어 마침내 영원 같은 큰 행복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가끔은 살면서 잊힌 달콤했던 추억을 소환해 보자. <영화 줄거리 요약>
중국 본토 출신의 소군(여명 분)과 이요(장만옥 분)는 공교롭게도 같은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들어오게 된다. 두 사람은 돈을 벌어 성공하려는 공통의 꿈을 가지고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낯설기만 한 홍콩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과정에서 악착같은 이요와 우직한 소군은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불안한 미래 속에 갈등하던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되고 이별과 만남의 운명이 반복되면서 결국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남녀 주인공이 홍콩으로 이주한 이유는?
소군과 이요는 둘 다 같은 기차를 타고 홍콩으로 들어온다. 소군은 돈을 벌어 고향에 있는 약혼녀와 결혼하는 것이고 이요도 성공하여 고향의 어머니께 집을 지어드리고 자신은 홍콩에서 윤택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둘의 성향은 매우 달라 소군은 대륙인 출신임을 굳이 숨기지 않고 묵묵히 요리를 배워 성실한 삶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고 반면 이요는 대륙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자신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하여 홍콩인처럼 행세하면서 발 빠르게 남들보다 빨리 돈을 모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B.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사랑은?
@소군 고모의 사랑: 무작정 홍콩에 왔을 때 숙소를 제공해준 고모는 젊은 시절 촬영차 홍콩에 왔던 미국 배우 윌리엄 홀덴과 짧지만 강렬했던 로맨스의 추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평생 그와의 추억을 통해 사창가를 운영하는 힘든 삶의 원동력으로 삼다가 쓸쓸하게 죽게된다.
@태국인 창녀와 미국 영어강사의 사랑: 생존을 위해 밑바닥 인생을 살던 두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의 아픈 상처를 위로하는 사이로 심각한 불치병에 걸린 그녀와 태국으로 마지막 이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소군과 고향 여자 친구의 사랑: 어릴 적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소군이 홍콩에서 생활이 안정된 후 그녀를 불러 결혼을 하게 되지만 이미 소군의 몸과 마음에는 어려운 시절 동고동락한 이요와의 추억이 깊게 자리하고 있어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이요와 조직 보스와의 사랑: 이요가 억척스럽게 번 돈을 모두 주식투자로 잃게 된 후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다 만난 조직 보스와 생활을 위한 동거를 하게 된다. 돈을 위해 만난 사이였지만 보스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이요는 의리를 버리지 못하고 미국까지 따라가 뒷바라지를 하다가 결국 남자는 갱단에 의해 살해당하며 다시 이요는 혼자가 된다.
C. 소군과 이요의 운명적 러브스토리는?
@첫 만남; 맥도날드 가게에 들렀던 소군은 종업원으로 일하던 이요의 생활력 강한 당찬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녀처럼 홍콩인으로 성공하기 위해 영어학원도 등록하고 그녀의 꽃배달 사업도 도우면서 우정을 키워나간다.
@시작된 로맨스: 비가 오는 추운 밤 소군의 집에서 같이 만둣국을 먹고 돌아가는 이요에게 옷을 입히던 소군은 끓어오르는 사랑을 멈출 수 없어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되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첫 이별: 이요가 어렵게 번 돈을 주식투자로 잃자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다가 조직 보스의 여인이 된다. 게다가 소군이 자신의 시골 약혼녀에게 선물할 팔찌와 똑같은 것을 자신에게 선물하자 그녀는 자신들의 사랑이 헛되다는것을 깨닫고 이별하게 된다.
@재회: 시간이 흘러 소군은 요리사가 되어 생활이 안정되자 고향의 약혼녀를 불러 결혼식을 하고, 이 자리에 조직의 보스와 사는 이요가 와서 축하해 주면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두 번째 이별: 서로의 깊은 마음을 확인한 두 남녀는 각자의 처지를 정리하고 다시 시작할 것을 약속했지만, 조직 보스가 경찰에 쫓겨 미국으로 가면서 이요는 할 수 없이 다시 소군의 곁을 떠나게 된다.
@운명적 만남: 소군은 이요와의 뜻하지 않은 이별 후 부인에게는 많은 위자료로 주고 이혼하고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미국에 요리사로 가게 된다. 이요 역시 조직 보스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 혼자 여행 가이드를 하던 중 우연히 등려군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전파사 앞에서 두 사람은 우연히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D. 두 남녀를 이어주던 연결고리는?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남녀의 연결고리는 바로 유명한 가수 등려군이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노래를 들으며 타국에서의 고단함을 달래던 그들은 같은 정서를 통해 사랑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 이요는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대륙인 출신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등려군의 노래를 좋아했기에 명절날 등려군의 뮤직 테이프를 파는 노점상을 하지만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 10년 세월 동안 두 남녀의 사랑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지만 만날 때마다 항상 등려군의 음악이 이들을 연결해 준다.
E. 등려군은 어떤 가수인가?
타이완 출신의 국민 여가수로 <첨밀밀>, <야래향>, <월량대표아적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사랑의 노래를 선물했다. 하지만 그녀는 평생 괴롭혔던 기관지 천식이 악화되어 1995년 5월 타이 치앙마이의 한 호텔에서 42세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숨지고 만다. <에필로그>
미국 같은 글로벌 강국을 꿈꾸던 중국은 민주적인 리더십 부재와 체제의 폐쇄성으로 한계를 드러내면서 세계 평화를 이끌어 갈 강대국으로서의 위치를 잊은듯하다. 홍콩이 영국의 선진 국가 경영시스템으로 100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것을 중국이 적극 벤치마킹했다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전체주의적 시스템을 보면서 <첨밀밀>속 연인들이 가질 수 있는 일상의 행복과 사랑조차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의 획일적인 리더십에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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